 |
25일 잠실구장에서 KBO리그 두산과 SK의 주중 3연전 마지막 경기가 열렸다. 두산과 SK는 시리즈 1승 1패를 기록중이다. 두산 진야곱과 SK 밴와트가 선발 맞대결을 펼쳤다. 4회 2사 1, 2루에서 SK 김강민이 두산 진야곱을 상대로 3점 홈런을 날렸다. 홈에서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는 김강민. 잠실=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5.06.25 |
|
요즘 SK 와이번스 주전 가운데 선발 출전하지 않는 야수가 한 명 있다. 박정권이다. 박정권은 지난 23일 두산 베어스전서 두 차례 타석에 들어선 이후 24일에 이어 25일 두산전에서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부상이 있다거나 다른 선수들에게 밀린 것이 아니라 단순히 컨디션이 좋지 않아서이다. 김용희 감독이 심신을 추스를 시간을 주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김 감독은 타선을 짜는데 있어 고민이 많다. 박정권의 타순은 5번 또는 6번. 중심타자가 한 명 없으니 다른 타자를 대체 요원으로 끌어다 써야 한다.
그나마 최 정이 돌아와 3번 최 정, 4번 브라운, 5번 이재원으로 중심타선을 꾸리고 있지만, 김 감독이 중시하는 2번과 6번 자리가 영 매끄럽지 않다. 부상에서 돌아온 김강민을 2번 타순에 넣는 게 김 감독의 당초 구상이지만, 요즘은 다른 타순을 들고 나간다. 2번에는 작전수행 측면에서 발빠르고 정교한 타자를 기용하는 대신 6번 자리에 김강민을 배치하고 있다.
김강민은 24일에 이어 25일 잠실 경기에서도 6번 중견수로 선발출전했다. 김 감독은 경기전 "지금은 2번에는 작전수행을 잘 할 수 있는 선수를 넣고, 하위타선에서 해결해 줄 선수가 필요한데 6번에 김강민을 기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심타선에서 달아오른 공격의 흐름을 김강민 타순에서 폭발시키는 방식을 기대하는 것이다. 요즘 김강민의 타격감이라면 충분히 믿어볼만 하다는게 김 감독의 생각이었다.
24일 5타수 2안타를 친 김강민은 이날도 알토란같은 활약을 펼치며 팀승리를 이끌었다. 김강민은 0-1로 뒤지고 있던 4회초 2사 1,2루서 스리런홈런을 터뜨리며 전세를 뒤집었다. 두산 왼손 선발 진야곱을 상대로 볼카운트 2B2S에서 6구째 133㎞짜리 바깥쪽으로 떨어지는 슬라이더를 받아쳐 가운데 담장을 훌쩍 넘겼다. 맞는 순간 홈런임을 직감할 수 있는 비거리 130m짜리 대형 아치. 지난 17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 시즌 2호 홈런을 친 이후 8일만에 짜릿한 타격을 뽐냈다. 진야곱을 좀처럼 공략하지 못하던 SK 타선은 김강민의 홈런을 계기로 흐름을 빼앗아왔다.
김강민의 방망이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두산이 6회말 2점을 만회, 2점차로 추격하자 7회초 다시 한 번 결정타를 날렸다. 2사 1,2루서 이재원의 2루타로 6-3. 계속된 2사 2,3루서 김강민은 두산 투수 김명성의 131㎞짜리 변화구를 받아쳐 중견수쪽으로 흐르는 깨끗한 적시타를 날리며 주자 2명을 모두 불러들였다.
4타수 2안타 5타점. 김강민은 지난달 30일 복귀 후 가장 빛나는 타격감을 과시했다. 김용희 감독의 '6번 김강민' 카드는 이틀 연속 빛을 발했다. 경기 후 김강민은 "투수들이 힘든 중에도 열심히 던져줬다. 야수들도 비를 맞으면서도 열심히 뛰더라. 힘들어도 마지막까지 뛰어준 선수들이 대단하고 고맙다"면서 "그로 인해 내가 중간에 빠졌는데도 MVP를 받을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잠실=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