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최다홈런 KT, 순위경쟁 칼자루 쥐고 있다

최종수정 2015-07-01 06:01

kt와 NC의 2015 KBO 리그 주중 3연전 두번째 경기가 17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렸다. 2회말 1사 2루 kt 댄블랙이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2점홈런을 날리고 있다. 수원=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5.06.17/

시즌 초반에 한때 승률 1할 붕괴를 걱정했다. 승률 2할, 3할이 아니라 1할이다. 선취점을 내주면 대부분 결승점으로 이어졌다. 중후반까지 리드하던 경기가 수없이 엎어졌다. 경기만 하면 승리를 내주는 '승수 자판기', 정말 그랬다. 당연히 극심한 팀 간 전력 불균형에 따른 KBO리그 전체 흥행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조범현 감독은 "이 전력으로 시즌을 다 마칠 수 있을지 걱정이다"고 했다. 아무리 경험이 부족한 신생팀이라고 해도 전력차가 너무 컸다.

올해 1군 리그에 합류한 10구단 kt 위즈. 지난 5월까지만 해도 '마법'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지난 3월 28일
개막전부터 5월 31일까지 52경기에 나서 10승42패, 승률 1할9푼5리. 홈 승률은 1할6푼7리(4승24패)에 그쳤다. 그런데 6월 30일 현재 21승54패, 승률 2할8푼이다. 지난 6월 한달 간 11승12패, 승률 4할7푼8리를 기록했다. 6월 승률에서 SK 와이번스, 롯데 자이언츠를 제쳤다. '천덕꾸러기' kt의 놀라운 반전 드라마를 끌어 낸 건 강해진 타선이다.

장성우 오정복 하준호 등 트레이드를 거쳐 합류한 선수들이 잘 해줬다. 특히 투수 앤디 시스코를 내보내고 영입한 스위치 타자 댄 블랙이 공격에 강력한 힘을 불어넣었다. 6월 4일 첫 경기에서 나선 블랙은 기존의 외국인 타자 앤디 마르테와 함께 타선의 중심을 잡아줬다.

kt 공격력이 '6월 이전'과 '6월 이후'에 얼마나 달라졌는 지 기록을 보자.


2015 KBO리그 kt위즈와 LG트윈스의 경기가 23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렸다. kt 오정복이 7회말 1사 1,2루에서 역전 3점 홈런을 치고 포효하고 있다. 수원=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5.06,23/
개막전부터 5월 31일까지 52경기 팀 타율 2할4푼1리. 물론, KBO리그 10개 팀 중 꼴찌였다. 이 기간에 팀 홈런이 23개였는데. 80개를 때린 롯데 , 78개를 친 넥센 히어로즈의 3분의 1이 안 됐다.

52경기에서 180점을 뽑아 경기당 3.46득점. 같은 경기수를 치른 히어로즈(328득점)보다 148득점이 적었다.

그랬던 위즈가 6월에 열린 23경기에서 타율 2할9푼을 기록했다. 삼성 라이온즈(3할1푼2리), 두산 베어스(3할1리)에 이어 6월 팀 타율 3위다. 최강 공격력을 자랑하는 넥센 히어로즈(2할8푼9리), 뜨거웠던 NC 다이노스(2할7푼1리)를 제쳤다.

블랙의 합류로 타선이 폭발해 홈런 31개를 때렸다. 놀랍게도 시즌 홈런 1위팀 히어로즈(30개)를 제치고 KBO리그 10개 팀 중 최고다. 만만찮은 수준을 넘어 무서운 공격력이다. 시즌 타율도 2할5푼7리로 올라가, KIA 타이거즈(2할5푼3리)를 최하위로 밀어냈다.


이제 'kt 허수'가 아닌 'kt 공포증'이다.

kt는 지난 6월 9~11일 열린 3연전에서 스윕을 하면서 롯데 자이언츠를 '충격과 공포'에 빠트렸다. 지난 6월 16~18일 kt전에서 2연패 후 마지막 1경기를 건진 김경문 NC 감독은 달라진 위즈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2015 KBO리그 kt위즈와 LG트윈스의 경기가 25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렸다.kt 6회초 1사후 윤요섭이 우월 솔로홈런을 치고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수원=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5.06,25/
시즌 초반에 kt를 상대로 거둔 승수를 빼고 따져야 진짜 전력이라는 말이 나왔다. 대다수 팀이 약체 kt를 상대로 승리를 챙기다보니 승률 인플레이션, 거품이 발생했다. LG 트윈스, SK를 맞아 3연승을 기록한 KIA는 kt전 3경기에서 모두 이겨 개막 6연승을 거뒀다. 모두가 KIA를 다른 눈으로 바라봤지만 '거품'이 꺼지는 데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이제 kt 선수들은 KIA, 두산전을 기다리고 있을 것 같다. 지금까지 KIA에 8전패, 두산를 맞아 7전패를 당했다. 상대 9개 팀 중 이겨보지 못한 팀이 이 두 팀뿐이다. 이번 주말 수원 위즈파크에서 KIA와의 3연전이 예정돼 있고, 올스타 브레이크 직전에 두산과 맞붙는다. 중위권 싸움에 뛰어든 KIA, 선두 경쟁 중인 두산 모두 전반기에 거둔 kt전 승리 덕분에 신바람을 냈다.

뭔가 부족해보였던 '막내' kt가 정상 궤도에 올라오면서, 나머지 9개 팀의 부담이 커졌다. 어느 해보다 치열한 순위싸움이 전개되고 있는 이번 시즌에 kt가 순위경쟁의 키를 쥐게 될 것으로 보인다.

kt 마법은 이제부터 진짜 시작이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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