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닝이터' 린드블럼, 투구이닝이 아까운 승수

기사입력 2015-07-10 10:26


2015 KBO리그 LG트윈스와 롯데자이언츠의 경기가 9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롯데 선발투수 린드블럼이 LG타선을 상대로 역투하고 있다.
잠실=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5.07,09/

선발투수의 미덕은 과연 승리 뿐일까.

2000년대 이후 메이저리그에서는 사이영상 후보들을 평가할 때 승수 뿐만 아니라 평균자책점과 투구이닝, 나아가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까지 심도있게 파악한다. 특히 투구이닝은 감독들도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항목이다. 국내 프로야구도 마찬가지다. 경기를 앞두고 감독들은 "오늘 선발투수가 6회까지만 막아줬으면 좋겠다"는 말을 종종 한다. 장기 레이스에서 불펜의 부담을 줄여주는 투수만큼 고마운 존재도 없다.

이런 점에서 본다면 올시즌 최고의 효자 투수는 롯데 자이언츠 에이스 조쉬 리드블럼이다. 국내 무대에서 '이닝 이터'는 린드블럼을 두고 하는 말인 듯하다.

린드블럼은 9일 잠실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8이닝 동안 4안타를 내주고 1실점으로 틀어막는 호투를 펼쳤다. 린드블럼은 1-1 동점이던 9회말 정규이닝 마지막 수비 때 심수창으로 교체됐다. 비록 승리를 따내는데는 실패했지만, 8이닝 동안 4사구를 한 개도 내주지 않는 역투를 펼치며 에이스의 모습을 보여줬다. 롯데로서도 린드블럼의 이날 호투라면 승리를 바라볼 수 있었지만, 타선이 터지지 않았다. 결국 롯데는 9회말 이진영에게 끝내기 홈런을 내줘 1대2로 패했다. 9승5패를 유지한 린드블럼은 평균자책점을 3.58로 낮춘 것을 위안으로 삼았다.

린드블럼은 올시즌 18번의 선발등판 가운데 7이닝 이상을 11차례 기록했다. 총 123⅓이닝을 던졌으니 선발 평균 6.85이닝을 기록하 셈. 투구이닝과 평균 투구이닝 모두 전체 투수 가운데 1위다.

린드블럼이 투구수를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원동력은 안정된 제구력. 이날 LG전에서도 4사구를 한 개도 허용하지 않았다. 올시즌 볼넷을 31개를 허용한 린드블럼은 대신 삼진은 94개를 잡아냈다. 삼진이 볼넷보다 3배나 많다. 9이닝 평균 2.26개의 볼넷을 내줬다. 린드블럼이 올시즌 퀄리티스타트를 올리고도 승리를 챙기지 못한 경기는 4번이다.

6월이 이후 타선 때문에 고민이 많은 팀 가운데 하나가 롯데다. 롯데 관계자는 "린드블럼이 벌써 10승을 해야 하는데 아니다. 동료들도 그걸 잘 안다. 린드블럼도 고맙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