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어진 험버 퇴출, KIA 새 외국인 투수 덕좀 볼까

기사입력 2015-07-20 11:23


KIA 타이거즈의 새 외국인 투수 에반 믹.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KIA 타이거즈가 결국 외국인 투수 교체 카드를 꺼냈다.

KIA는 20일 외국인 투수 필립 험버를 웨이버 공시하고, 미국 국적의 우완 투수 에반 믹(32)과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계약금 없이 연봉 15만달러(약 1억7300만원)의 조건이다. 메이저리그 시절에 퍼펙트 게임을 달성했던 험버는 KBO리그 적응에 실패해 명성만큼 좋은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고 타이거즈를 떠나게 됐다.

다소 늦은 교체 결정이다.

올시즌 12경기에 등판한 험버는 3승3패, 평균자책점 6.75를 기록했다. 퀄리티 스타트(선발 등판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기록)가 딱 2번뿐이었다. 마운드에서 카리스마가 부족했고, 상대를 압도할 주무기를 던지지 못했다. 부진이 이어지면서 자신감까지 잃어버렸다. 기록이 화려한 험버에게 큰 기대를 했는데, 오히려 마이너리그에서 주로 뛴 조쉬 스틴슨이 에이스 양현종과 함께 '원투 펀치' 역할을 했다.

지난 6월 26일 두산 베어스전에 선발 등판한 험버는 ⅔이닝 동안 1안타, 4볼넷, 2실점한 후 1군에서 더이상 볼 수 없었다. 시즌 두번째 2군행이 결정되면서 퇴출이 예상됐는데, 결정이 늦어졌다.

KIA 구단의 험버에 대한 애착이 크기도 했지만, 마땅한 대체 외국인 투수도 눈에 띄지 않았다. 새 외국인 선수가 험버보다 못할 수도 있다는 걱정이 있었다. LG 트윈스에서 던졌던 코리 리오단이 거론됐으나 구위가 예전에 비해 떨어졌다는 평가속에 후보에서 탈락했다. 한때 외국인 타자 영입까지 고민했다.

지난 2일 퓨처스리그(2군) 상무전에 등판한 험버는 6이닝 동안 홈런 1개를 포함해 11안타, 볼넷 4개, 6실점(5자책)을 기록했다. 1군 엔트리 말소 후 등판한 유일한 2군 경기다. 상무전 등판 후 훈련 중에 다리 근육통이 생겨 더이상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다시 1군에서 검증을 받을 기회조차 잃어버렸다.

KIA는 양현종, 스틴슨과 함께 1~3선발을 맡았던 험버가 부진하면서 흔들렸다. 선발 로테이션에 혼란이 생기고, 선발진이 급격한 난조에 빠진 가운데 7월에 열린 12경기에서 3승9패에 그쳤다. 험버가 2군에 있는 동안 KIA는 4연패와 5연패를 각각 한번씩 기록했다. 전반기 막판 추락의 원인이 복합적이었지만, 험버 부진의 영향이 컸다. 승률 5할을 유지하던 KIA는 38승44패, 승률 4할6푼3리로 전반기를 마감했다.


험버의 대체 외국인 투수 믹은 우완 정통파로 1m86, 체중 103kg의 체격조건을 갖추고 있다. 메이저리그 통산 179경기에 출전해 7승11패-평균자책점 3.63, 마이너리그에서 300경기에 나서 30승28패-평균자책점 4.05를 기록했다. 올 시즌에는 워싱턴 내셔널즈 산하 트리플A 시라큐스 소속으로 30경기에 나서 2승4패-평균자책점 2.15를 마크했다.

KIA 구단에 따르면 시속 146~149km의 패스트볼에 커터와 슬라이더, 커브을 던진다. 투구 밸런스가 좋고 과감한 몸쪽 승부가 탁월하다는 게 KIA 구단의 평가다.

KIA의 결정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 지 지켜보자.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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