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는 한화 이글스의 안방이다. 독수리 군단의 포근한 보금자리이자 특유의 '육성응원'과 '좀비파도'가 펼쳐지는 곳이기도 하다. 이 안에서 한화 선수들은 뜨겁게 타오른다. 특히나 관중이 만원을 이루면 보이지 않지만, 확실한 전력 상승 효과가 발생한다. 올해 한화는 총 18번의 홈구장 매진을 기록했는데, 이 때의 승률은 무려 6할6푼7리(18경기 12승6패)에 달한다. 확실한 '홈 만원관중 버프'를 받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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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KBO리그 한화이글스와 롯데자이언츠의 경기가 9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렸다. 롯데를 상대로 2대1 역전승을 확정지은 한화 김성근 감독이 권혁과 하이파이브 하고 있다. 대전=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5.08.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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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 인해 한화는 홈구장 승률이 원정경기에 비해 확실히 좋다. 101경기를 치른 10일 기준으로 홈에서 28승23패를 거뒀고, 원정에서 23승27패를 거뒀다. '5할 승률'을 기준점으로 보자면 홈에서는 +5승이었고, 원정에서는 -4승 인 셈이다. 원정경기에서 조금만 분발했다면 한화는 조금 더 여유있게 5위 경쟁에서 앞서나갈 수 있었다.
그런데 하필 '5위 전쟁'이 정점에 다다른 현재, 한화는 힘겨운 '원정 6연전'을 치러야 하는 입장이다. 11~12일 수원 kt위즈와의 2연전을 시작으로 목동 넥센전(13~14일), 포항 삼성전(15~16일)까지 원정 6연전이 잡혀있다. 그나마 8월들어 '2연전 시스템'으로 바뀐 덕분에 6연전을 하게 됐지만, 어차피 장소를 계속 이동해서 까다로운 세 팀과 만난다는 점을 고려하면 힘들긴 마찬가지다.
결국 이 '원정 6연전'에서의 성적이 한화의 5위 싸움에 큰 변수가 될 가능성이 크다. 원정에서의 낮은 승률이 계속 이어진다면 SK 와이번스에 뒷덜미를 잡힐 수도 있다. 반대로 이 어려운 고비를 힘차게 뚫고 나간다면 5위 싸움에서 한층 더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일단 상대팀별 전적으로 보면 희망 요소가 꽤 있다. 넥센을 제외한 kt와 삼성은 올해 한화가 상대전적에서 앞서는 팀들이다. kt에는 6승5패로 앞섰고, 삼성은 7승4패로 강했다. 넥센에게는 4승5패로 약간 뒤처졌다. 하지만 크게 뒤진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결국 팀별 상성으로 따져보면 한화가 크게 불리할 게 없다.
하지만 각 팀별 최근 분위기를 감안하면 그다지 여유가 있지도 않다. kt는 8월들어 타격이 크게 살아났다. 덕분에 8월 팀타율이 리그 1위(0.338)에 달했다. 막강한 공격력을 자랑하고 있기 때문에 투수진이 다소 지친 한화로서는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넥센은 두말 할 것도 없는 리그 최강 화력을 보유한 팀이다. 게다가 목동구장은 홈런이 잘 터지기로 유명하다. 순간의 실투는 돌이킬 수 없는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다. 한화 배터리는 더더욱 신중할 필요가 있다.
삼성은 리그 1위 팀이다. 이걸로 다 정리된다. 투타 전력이 가장 안정적인데, 타순에 상관없이 터진다. 하위타선(6~9번) 타율이 무려 3할3리로 리그 1위다. 어느 타자든 쉽게 상대할 수 없다는 뜻이다. 하지만 한화는 올해 삼성전에는 강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미리 걱정할 필요까진 없다. 결국 '원정 6연전'의 관건은 집중력 유지다. 이 고비만 넘기면 5위 고지는 훨씬 더 가깝게 다가올 것이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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