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광주 KIA 챔피언스필드에서 KBO리그 한화와 KIA의 경기가 열렸다. 한화 선발 로저스가 KIA 양현종과 선발 맞대결에서 3대0 승리하며 완봉승을 거뒀다. 경기 종료 후 김성근 감독과 포옹을 나누고 있는 로저스. 광주=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5.08.22
역대로 이렇게 강한 위력을 보인 외국인 투수는 없었다. 한국 무대를 밟자마자 완투승 1회에 완봉승 2회를 기록하며 단숨에 한화 이글스의 에이스이자 구세주로 떠오른 도미니카 출신 투수 에스밀 로저스는 확실히 '역대 최강'이라 부를만 하다. 로저스의 힘 덕분에 한화는 다시금 포스트시즌 진출의 희망을 갖게 됐다.
4경기에 나와 3승 무패에 평균자책점 1.31. 수치로 나타난 성적도 엄청나지만, 로저스의 투구는 그 자체로 경탄할 만하다. 그의 모습을 지켜본 전현직 감독들마저 "한국에 온 외국인 투수중에서 단연 최고라 할 만 하다"고 엄지를 세웠다. 현재 sky스포츠 해설위원으로 22일 로저스의 시즌 두 번째 완봉승을 현장 중계한 김진욱 전 두산 감독은 23일 광주 KIA-한화 전을 앞두고 "저런 투수를 데려온 한화가 참 대단하다"라고 입을 열었다.
투수 출신인 김진욱 해설위원은 "9회에도 150㎞가 넘는 공을 던질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정말 대단하다. 그건 힘보다도 뛰어난 투구 매커니즘에서 나온 결과다. 로저스는 힘도 좋지만, 마치 동양인 투수들처럼 던지더라. 축이 되는 왼발이 곧게 버텨주고 오른발도 릴리스 시점까지 끝까지 뒤에 남아있다. 그러면 타자들에게도 구종이 잘 노출되지 않고, 공끝이 살아서 들어오게 된다. 이상적인 투구폼"이라고 극찬했다.
이어 김 감독은 "단연 국내에 들어왔던 역대 외국인 투수중에서 최고가 아닌가 한다. 과거 20승을 했던 다니엘 리오스보다 낫다. 또 내가 감독 시절에 데리고 있던 더스틴 니퍼트보다도 뛰어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22일 광주 KIA 챔피언스필드에서 KBO리그 한화와 KIA의 경기가 열렸다. KIA 양현종과 한화 로저스가 선발 맞대결을 펼쳤다. 힘차게 투구하고 있는 로저스. 광주=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5.08.22
한화 김성근 감독 역시도 로저스의 투구에 완전히 매료된 듯 했다. 김 감독은 "내가 지금껏 감독 생활을 해오면서 저런 선발투수와 함께 하는 건 처음인 듯 하다"면서 "물론 SK 시절 김광현도 좋았지만, 로저스와는 달리 공이 커트됐다. 또 완투 계산이 되지 않았다. 리오스도 로저스만 못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감독은 "어제 로저스가 던지는 것을 보니 과거 선동열을 보는 듯 했다"고 덧붙였다. 김 감독은 종종 투수 시절의 선동열 전 KIA 감독에 대한 언급을 한다. 김 감독이 생각하는 최고의 투수가 바로 선동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로저스에 대해 "선동열을 보는 것 같았다"는 김 감독 입장에서는 최고의 칭찬이다. 김 감독은 "로저스가 9회에도 155㎞까지 나왔다. 또 9회말 마지막에는 휙 떨어지는 슬라이더 3개로 삼진을 잡아냈다. 선동열도 직구가 살아서 쑥 들어왔고, 슬라이더도 '팽'하고 떨어졌다. 로저스를 보니 그런 선동열을 보는 것 같더라"고 표현했다.
하지만 김 감독에게는 여전히 '투수 선동열'이 최고다. 김 감독은 "그래도 로저스보다는 선동열이 낫다. 선동열은 선발로 나갔다가 또 금세 마무리로 나왔다가 하면서도 늘 최고의 공을 던지지 않았나. 그런 점에서 보면 역시 선동열이 한 수 위"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