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넥센 히어로즈)에 대한 미국 메이저리그 팀들의 관심. 강정호(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성공과 맞물려 한국에 재능있는 선수들 전체에 대한 관심으로 퍼지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선수들에게도 메이저리그 팀들이 공개적으로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그 대표 주자가 손아섭과 황재균이다.
손아섭의 경우가 특별하다. 보통, 해외 팀들이 한국 선수들에 관심을 가질 때는 힘있는 선수들을 선호한다. 교타자 스타일은 미국 야구에 잘 어울리지 않기 때문. 하지만 타석에서 쉴 새 없이 안타를 만들어내는 타자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한국 프로 현역타자 타율 1위. 거기에 밀어서도 담장을 넘길 수 있는 기본적인 힘도 갖췄다. 이미 미국에서 성공을 거둔 아오키 노리치카(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비슷한 행보를 걸을 수 있다고 보면 된다.
점점 늘어나는 관심에 대한 손아섭의 생각이 궁금했다. 손아섭은 올시즌 종료 후 구단 동의 하에 포스팅을 통해 해외에 진출할 수 있는 자격을 얻는다. 손아섭은 "나도 언론 보도 등을 봐서 그런 얘기가 나온다는 것은 알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에 대한 얘기는 딱 거기까지였다. 그는 "그런데 지금 그게 중요한 문제인가. 그런 얘기가 나오는 것은 선수 입장에서 당연히 영광이지만 내 스스로 구체적인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나는 야구선수로서 매순간 최선을 다하고 순리대로 살 것이다. 지금 내가 해야하는 것은 딱 하나다. 우리 팀이 가을야구를 해야한다. 5위 경쟁에서 이길 수 있게 내가 맡은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일밖에 없다"고 말했다.
손아섭은 "최근 연패에 빠졌지만, 경쟁팀들도 부진해 우리에게도 분명히 기회가 있다"고 강조하며 "올시즌 아픈 곳이 많아 많은 경기를 소화하지 못했다. 그 빚을 지금부터라도 갚고 싶다. 남은 경기에서 팀이 승리할 수 있도록 1번타자로 안타 많이 치고, 볼넷 많이 얻고, 열심히 뛰겠다"고 말했다.
손아섭이 1번 타순에서 제 역할을 다하면 공격력이 강한 롯데도 분명 상승 분위기를 만들 수 있다. 손아섭에게 현 시점에서 메이저리그 얘기는 야구를 더 열심히 하게 만드는 자극제 정도다. 그리고 뛰어난 개인 성적에 팀 성적까지 올릴 수 있는 선수로 각인된다면 더 큰 무대로의 진출 가능성은 향후 높아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