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영웅군단' 잡아야 미래가 있다

기사입력 2015-09-23 09:35


한화 이글스가 미래를 꿈꾸려면 '영웅 군단'을 격파해야 한다.

사실 현 시점에서 이글스의 '5위 탈환'의 가능성은 별로 크지 않다. 숫자로 나타난 5위와의 승차는 얼마 안된다. 22일까지 5위 SK 와이번스에 2경기 뒤져있다. 그러나 남은 경기수가 채 10경기가 안된다. 23일 NC 다이노스전을 포함해서 한화는 8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이 안에 2경기 차를 뒤집는 건 쉽지 않다. 차라리 0.5경기 뒤진 6위 롯데 자이언츠, 1경기차 7위 KIA 타이거즈의 가능성이 더 커보인다.


13일 오후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2015 프로야구 한화와 롯데의 경기가 열렸다. 7대4로 승리한 후 한화 김성근 감독이 권혁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부산=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5.09.13.
무엇보다 한화는 강팀과의 경기를 많이 치러야 한다. 8경기 중에 NC와 1번, 삼성과 2번 그리고 넥센과 3번 만난다. 이 중에서 넥센 히어로즈와의 3차례 맞대결이 여러모로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일단 남은 경기수가 많다. 초박빙 5위 접전에서 중요한 변수다. 그런데 상대 전적은 올해 가장 밀리고 있다. 한화의 넥센전 상대 승률은 23일 기준 3할8리(4승9패) 밖에 안된다. 쉽게 말해서 가장 어려운 적을 이겨야만 5위 탈환의 작은 기회를 그나마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어쨌든 넥센과의 3경기에서 최소한 2승1패를 거둬야 한다.

물론 한화가 넥센과의 잔여경기에서 2승1패 또는 3전 전승의 선전을 한다는 게 '5위 탈환'을 보장하진 않는다. 실제로 그렇게 된다고 해도 '5위 탈환' 가능성이 약간 오를 뿐이다. 하지만 그래도 한화는 넥센과의 세 차례 맞대결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야만 한다. 올해 뿐만 아니라 미래에 대한 '희망'의 기틀을 만들어놔야 하기 때문이다.

특정 팀에게 일방적으로 당하는 현상. '천적 관계'는 긴 페넌트레이스를 치러야 하는 팀의 입장에서는 가장 피해야 할 모습이다. 아무리 다른 팀과의 승부에서 잘했다고 해도, 특정팀에게 늘 맥없이 주저앉으면 좋은 순위를 기대하기 어렵다. 그런 '천적'을 만날 때 연승의 흐름도 쉽게 끊길 수 있고, 연패 모드가 장기화 될 수도 있다. 그래서 모든 사령탑은 '천적관계'의 청산을 꿈꾼다.

올해 초 스프링캠프에서 한화 김성근 감독은 "삼성에 유독 약했던 모습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했다. 실제로 한화는 올해 삼성을 만나서는 그런대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23일까지 8승6패로 오히려 앞섰다. 지난시즌 4승11패(1무)로 압도당했던 것에 비하면 장족의 발전이다.

그러나 김 감독이 극복해야 할 '천적'은 삼성 뿐만이 아니었다. 특히 넥센을 간과했다. 지난해 넥센은 한화에 11승(5패)이나 따낸 팀이다. 올해도 벌써 9승을 가져갔다. 여전히 한화는 '히어로즈 공포증'에서 벗어나지 못한 셈이다. 이런 상황이 내년까지 이어져선 한화가 '미래'나 '희망'을 꿈꾸기 어려워진다. 비록 남은 3경기에서 전부 이긴다고 해도 상대 전적의 열세를 뒤집을 순 없다. 그러나 기세 싸움에서 반격의 여지를 남겨둘 순 있다. 마치 점수차가 크게 뒤진 경기에서 후반에 그나마 추격의 점수를 내는 것과 같은 형태다. '오늘은 졌지만, 다음에는 가만두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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