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우 감독 "확실한 1번타자만 나온다면..."

기사입력 2016-02-01 13:24


롯데 조원우 감독은 확실한 톱타자감을 찾는다면 타순 고민을 덜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조 감독은 지난해 톱타자를 맡은 조원우 말고도 다양한 옵션을 생각하고 있다. 스포츠조선 DB

"확실한 1번타자만 나온다면 걱정없을텐데."

올해 롯데 자이언츠 공격력은 10개팀 가운데 몇 위쯤 될까. 지난 시즌 롯데는 팀타율 2할8푼으로 5위, 팀득점 765점으로 5위, 팀홈런 177개로 2위, 팀도루 104개로 7위를 기록했다. 전반적으로 중간 수준이었다. 이번 겨울 롯데 타선은 별다른 보강이 없었다. 메이저리그 진출을 시도했던 손아섭과 황재균도 그대로 잔류했다. 지난해 멤버가 그대로 올시즌 타선을 이끈다고 보면 된다.

그러나 지난해에도 그랬지만 올해도 톱타자감이 마땅치 않다. 이상적인 톱타자만 나온다면 톱클래스 타선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타선 업그레이드의 키가 톱타자라는 이야기다. 신임 사령탑 조원우 감독의 고민도 여기에서 출발한다. 톱타자가 정해지면 타순 고민을 덜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미국 애리조나에서 전지훈련을 지휘하고 있는 조원우 감독은 "1,2번이 고민이다. 특히 확실한 톱타자만 나온다면 걱정할게 없을 것 같은데, 지금은 여러가지 방안을 강구중"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롯데 톱타자는 손아섭과 짐 아두치가 번갈아 맡았다. 손아섭이 62경기(299타석), 아두치가 57경기(231타석)에 각각 출전했다. 지난해와 같은 상황이라면 올해도 두 선수 가운데 한 명이 1번타순에 들어가는 것이 맞다. 하지만 조 감독의 생각은 좀더 폭이 넓다.

조 감독은 "아섭이는 1번으로 쓰기에는 아까운 점이 많다. 왼손타자이고 출루율이 높으면서도 병살타가 적고 찬스에서도 공격적으로 친다. 아섭이는 2번이 이상적인 타순"이라고 설명했다. 마땅한 1번타자가 나오면 손아섭과 함께 이상적인 1-2번 테이블세터로 내보내겠다는 의미다. 조 감독은 아두치의 경우 파워와 클러치 능력을 지니고 있어 중심타자 후보로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손아섭을 빼면 1번타자로 자신있게 내세울 수 있는 선수가 없다. 조 감독은 "발빠른 선수들 가운데 획기적인 선수를 선택해서 1번으로 쓰면 2번에 아섭이를 넣을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아섭이가 1번을 맡아야 할지도 모른다"며 고민스러워했다. 발빠른 선수라면 문규현 김대륙과 함께 유격수 경쟁을 펼치고 있는 오승택 등을 떠올릴 수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손아섭의 톱타자 기용은 항상 준비하고 있어야 하는 상황이다. 조 감독은 "아섭이가 1번을 치면 김문호가 2번을 맡고 그 뒤를 황재균, 아두치, 최준석, 강민호, 박종윤, 오승택, 정 훈으로 짤 수가 있다"면서도 "하지만 지금은 이런저런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 일본(가고시마) 가서 연습경기도 치르고 시범경기를 하면서 옥석을 가려야하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조 감독은 기동력의 야구를 펼쳐보이고 싶어한다. 발빠른 선수들을 상위 타순에 배치해 작전도 다양하게 펼치면서 상대를 흐트러뜨릴 수 있는 플레이를 구상하고 있다. 그러려면 1번타자가 출루율이 높고 기동력도 갖추고 있어야 한다. 그러나 지금은 이런저런 측면을 고려했을 때 정답을 내리기는 이른 시점이다.


조 감독은 "다른 감독님들도 마찬가지겠지만, 요즘은 기동력있는 야구를 해야 한다. 우리 팀에서도 빠른 발을 가진 선수들이 많이 있다"면서 "전체적으로 우리 타선은 괜찮은 편이라고 생각한다. 1번타자가 출루율 3할8푼 정도 올려주고, 기동력까지 갖추면 이상적"이라고 말했다.

한편, 오른쪽 옆구리 부상으로 국내에 남아 재활훈련을 진행중인 손아섭은 2월15일 일본 가고시마에서 시작되는 2차 전지훈련부터 합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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