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 효과' 한화 캠프가 뜨거워진다

최종수정 2016-02-11 18:25

'신인 효과' 한화 캠프가 뜨거워진다

최근 수 년간 프로야구 신인 선수들이 입단 첫 해부터 활약하는 경우가 드물다. 예전에는 입단 첫 해부터 주전 자리를 꿰찬 신인들이 종종 나왔지만, 요즘에는 그런 케이스를 찾아보기 힘들다. 신인왕도 2007년 두산 베어스 투수 임태훈을 마지막으로 전부 중고 신인들이 휩쓸고 있다. 아마추어와 프로의 기량차는 갈수록 벌어지는 추세다.

그래서 신인 선수들에게 당장 첫 해부터 팀의 활력소가 되어주길 바라는 것은 무리다. 대신 몇
◇한화 이글스 김성근 감독이 일본 고치에서 진행중인 스프링캠프에서 신인 사이드암투수 김재영에게 직접 투구지도를 하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년 뒤라면 팀에 기여할 수 있다는 가능성만 확인하면 그걸로 충분하다. 스프링캠프는 그래서 신인 선수들의 패기와 잠재력을 객곽적으로 점검해보는 자리다. 감독과 코치들도 잠재력이 큰 신인들을 발견하면 마치 부자가 된 양 뿌듯해 한다.

일본 고치에서 한화 이글스 스프링캠프를 지휘하는 김성근 감독도 그런 면에서 꽤 흡족한 마음을 드러내고 있다. 캠프에 데려온 신인 선수들이 강렬한 투지를 앞세워 가능성을 뿜어내고 있기 때문. 기대만큼 우려도 컸지만, 이제는 이 어린 선수들이 하루하루 성장하는 것을 보는 게 즐겁다.

한화 캠프에서 주목받는 신인들은 적지 않다. 외야수 이동훈과 포수 박상언, 그리고 투수 김재영 등이 대표주자들. 김 감독은 "당장은 아니더라도 몇 년 후에는 정말 재밌는 선수가 돼 있을 것"이라고 이들을 표현했다. '재밌는 선수'라는 표현은 김 감독이 자주 쓰는 말이다. 기량이 뛰어나고 개성이 강해 흔하지 않게 잘 활용할 만한 선수라는 뜻이다.


◇한화 이글스 신인포수 박상언은 강한 송구 능력과 능숙한 주루 플레이 능력으로 김성근 감독의 관심을 받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그렇다면 김 감독은 이 신인들의 어떤 모습에서 가능성을 발견한 것일까. 기본은 '스피드'다. 이동훈은 팀내에서 달리기가 가장 빠르다. 대구 상원고시절부터 호타 준족으로 유명했다. 비록 타격 스킬은 아직 프로 1군 선배 투수들을 이겨낼 만큼 다져지진 않았다. 그러나 타고난 스피드만큼은 리그 톱 클래스 수준으로 평가할 만 하다. 또한 박상언 역시 포수임에도 주력이 빠르다. 김 감독은 "박상언은 큰 키로 인해 달릴수록 스피드가 붙는 스타일"이라면서 "게다가 2루 송구 능력도 나쁘지 않다. 지금보다 3년쯤 후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사실 김 감독은 한화에 부임한 뒤 선수들의 느린 주력에 크게 아쉬워했었다. 공격적인 주루 플레이에 기반한 '김성근 스타일'의 야구를 제대로 풀어내기 어려울 정도였다. 그래서 지난해 송주호를 많이 활용한 것도 '스피드'하나를 보고서였다. 그런데 신인 선수들 중에서 스피드를 갖춘 야수진이 많아지면서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갖게 된 것이다. 이들은 신인답게 강훈련을 묵묵히 수행하며 김성근 스타일에 익숙해져 가고 있다.


◇대구 상원고를 졸업하고 한화 이글스에 입단한 외야수 이동훈은 팀내에서 가장 빠른 발을 자랑한다. 신인다운 패기를 앞세워 고치 스프링캠프의 활력소가 되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김재영은 김 감독이 좋아하는 스타일을 모두 갖추고 있다. 사이드암스로형 투수인데 볼스피드도 빠르다. 게다가 포크볼과 커브 등 '떨어지는 변화구'까지 지녔다. '사이드암' '종 변화구' '볼 스피드' 등 세 가지 항목에서 김 감독의 낙점을 받았다. 김 감독은 "결국 남과 다른 자신만의 특징이 있어야 프로 무대에서 제 위치를 지켜낼 수 있다. 우리 팀 투수들 중에는 제대로 떨어지는 변화구를 던지는 선수가 드물었는데, 김재영이 꽤 기대된다"고 말하고 있다. 이렇게 신인 선수들이 김 감독의 관심을 받으면서 덩달아 기존 선수들의 분발을 이끌어내는 효과도 생기고 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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