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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페넌트레이스 1,2위에 오른 삼성과 NC는 144경기를 치르면서 각각 71가지, 64가지의 타순을 들고 나갔다. 나머지 8개팀이 100종류 이상의 타순을 쓴 것과 비교하면 타순 변동폭이 매우 작았다. 감독들에 따르면 확실한 톱타자와 4번타자를 보유하고 있으면 그만큼 타순 짜기가 수월하다고 한다. 특히 타선의 중심인 4번은 공격의 전체적인 생산성을 결정하기 때문에 스프링캠프부터 그 선택에 있어 신중을 거듭할 수 밖에 없다.
삼성은 붙박이 4번타자 최형우가 건재하다. 박석민과 나바로가 이적해 중심타선이 헐거워진 느낌이지만, 새 외인 타자 아롬 발디리스와 이승엽, 채태인, 구자욱 등 토종 타자들의 역할에 따라 최형우도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NC 역시 에릭 테임즈가 붙박이 4번타자로 변함이 없고, 박석민의 가세로 3,4,5번의 무게감이 한층 업그레이드됐다.
박병호와 유한준이 한꺼번에 빠진 넥센은 새로운 클린업트리오를 구상중이다. 4번 후보는 새롭게 합류한 대니 돈이다. 마이너리그 통산 1010경기에서 156홈런을 때린 돈은 최근 전지훈련서 가진 두 차례 연습경기서 5타수 4안타 3타점의 맹타를 휘둘렀다. 염경엽 감독은 폭발적인 장타력보다는 정확한 타격에 기대를 걸고 있다. SK는 지난해 후반기에 합류, 14홈런을 터뜨린 정의윤이 유력한 4번타자다. 김용희 감독은 정의윤을 중심으로 최 정, 박정권, 이재원으로 클린업트리오를 꾸릴 계획이다.
KIA는 4번타자로 여러 후보를 검증할 것으로 보인다. 브렛 필, 나지완, 이범호 중에서 4번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지만, 김기태 감독은 고졸 3년차 박진두에게도 관심을 두고 있다. 박진두는 지난 13일 주니치와의 연습경기에 4번타자로 나섰다. 김 감독이 지난해 마무리훈련부터 눈여겨 봐온 박진두는 몸무게 130㎏에서 나오는 파워가 강점이며, 타격이 유연하고 정확성도 지니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해 퓨처스리그 58경기에서 11홈런을 때렸다.
롯데는 4번 후보가 수두룩하다. 최준석, 황재균, 강민호에 2년차 외인 타자 아두치 가운데 누구를 써도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조원우 감독은 아두치의 4번 기용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테이블세터를 꾸리기가 마땅치 않아 4번 타순에도 영향이 미칠 것으로 보인다.
LG 양상문 감독은 일찌감치 '작은' 이병규를 4번타자로 내정했다. 이병규는 지난해 70경기서 12홈런-35타점, 2014년 116경기에서 16홈런-87타점을 기록했다. 풀타임을 4번을 친다면 20홈런-100타점도 가능할 것으로 양 감독은 기대하고 있다. kt는 유한준이 가세해 클린업트리오를 구성하기가 지난해보다 수월해질 전망. 4번 후보로 유한준과 함께 김상현, 앤디 마르테가 거론된다. 지난 시즌에는 3번 마르테 -4번 김상현 조합이 가장 많았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