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무리 생긴 두산 필승계투조 구성은?

기사입력 2016-02-16 15:02


두산 베어스 김강률. 사진제공=두산

작년보단 희망적이다. 가용할 수 있는 자원이 늘었다. 하지만 완벽치 않은 것도 사실이다. '디펜딩 챔피언' 두산 베어스 필승조 얘기다.

지난해 이맘때 김태형 두산 감독은 이런 말을 했다. "당장 올해(2015년) 성적도 중요하지만 두산의 미래를 책임질 어린 투수를 키워보고 싶다. 우승이라는 목표만큼 중요한 것 같다. 그게 내가 할 일이다." 그리고는 덧붙였다. "마무리로 생각한 노경은이 1차 캠프에서 부상을 당하면서 필승조 꾸리기가 쉽지 않다. 어린 선수들을 믿고 기용하는 수밖에 없다. 개막전까지 신중하게 보직을 결정할 것이다."

그렇게 확정된 필승조가 셋업맨 김강률-마무리 윤명준이다. 그 앞은 오현택 함덕주가 책임졌다. 하지만 시즌 초부터 김강률이 아킬레스건 부상을 입었다. 윤명준은 어깨 통증으로 애초부터 관리가 필요한 투수였다. 결국 김태형표 필승조 플랜A는 성공하지 못했다. 어린 투수들이 부상과 부진을 겪으며 팀이 전체적으로 흔들렸다.

하지만 끝내 한국시리즈를 제패한 구단은 두산이다. 시범경기 때 손가락이 부러진 이현승이 합류해 불펜이 안정된 결과다. 베테랑 이현승이 맨 뒤에서 무게 중심을 잡자 나머지 투수들도 시즌 초보다 나아졌다. 불안하긴 했어도 버티는 힘은 확실히 생겼다. 이에 김 감독은 함덕주, 이현호, 진야곱 등이 이 경험을 토대로 올해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년 전 공언대로 팀의 미래를 책임질 어린 선수들이 커가는 중이다.

문제는 오른손 투수다. 긴 페넌트레이스를 치르면서 왼손 투수로만 필승조를 꾸릴 수 없는 노릇이다. 김 감독도 이번 1차 시드니 캠프가 끝난 뒤 "일본에서는 투수 쪽에 좀 더 신경 쓰려 한다. 불펜진이 잘 '세팅'되기 바라고 있다"며 "미야자키에서 불펜이 괜찮으면 선발진을 어느 정도 결정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현재 사이드암을 제외한 오른손 불펜 자원은 정재훈 김강률 조승수 노경은이다. 그 중 키를 쥐고 있는 건 김강률이다. 그가 멀쩡하게 공을 뿌리느냐 여부에 따라 예상보다 필승조 구성이 수월할 수도, 아니면 정반대 현상이 벌어질 수도 있다.

김강률은 지난해 운동 선수에게 예민한 부분인 아킬레스건 수술을 받았다. 1차 캠프에서 전력 질주를 삼가며 러닝 훈련을 한 이유다. 그는 17일부터 시작하는 미야자키 캠프에서도 한 차례 정도만 실전에 투입될 전망이다.

관건은 개막까지 몸 상태다. 150㎞ 중반대 직구의 위력이 여전하다면 함덕주 이현승과 필승조에 속할 것이다. 보직은 이번에도 셋업맨이다. 반대로 몸 상태가 올라오지 않는다면 다른 선수가 그 역할을 맡아야 한다. 마무리 훈련부터 5선발 준비를 한 노경은이 불펜에서 시즌을 맞는 시나리오다. 하지만 이는 코칭스태프가 원하는 그림이 아니다. 노경은은 불펜보다 선발감이라는 게 중론이다. 김 감독도 "김강률이 정상 컨디션을 유지해 노경은이 5선발로 가주는 것이 제일 좋다"고 했다.


두산은 지난해 선발에게 최대한 긴 이닝을 맡긴 뒤 함덕주, 이현승에게 의존하는 야구를 했다. 마땅한 오른손 불펜이 뛰어나오지 않으면서 어쩔 수 없는 부분이었다. 그리고 부임 2년째를 맞은 김태형 감독은 확실한 5선발 체제, 명확한 불펜 보직 구분으로 계산된 야구를 하고자 한다. 미야자키 2차 캠프가 중요한 이유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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