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야구 제일기획 시대]올해 '라이온즈' 성적이 중요하다

기사입력 2016-02-18 18:50


대격변의 시기를 겪고 있는 '라이온즈 구단'은 2016시즌에 어떤 성적을 낼까. 좋은 성적을 내든, 그렇지 못하든 '팀 라이온즈'의 행보에 따라 다른 구단의 운영 기조가 바뀔 가능성이 크다. 더불어 구단의 운명 역시 2016시즌 성적에 의해 크게 좌우될 수 있다. 라이온즈 구단의 성적에 프로야구계의 시선이 모이는 이유다.


제일기획으로 구단 운영주체가 바뀐 뒤 삼성 라이온즈 구단은 예산 축소와 몸집 줄이기의 변화를 보이고 있다. 이런 변화가 과연 어떤 성적으로 이어질 지 주목된다. 그 결과에 따라 다른 구단들의 운영 기조가 바뀔 가능성도 있다. 또한 라이온즈 구단의 향후 운명이 올해 성적에 좌우될 수도 있다. 사진은 지난 1월19일 괌 레오팔레스 리조트에서 스프링캠프 훈련을 하는 삼성 선수들. 괌=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이런 흐름은 지난해 12월 삼성 라이온즈 구단의 운영 주체가 제일기획으로 바뀌면서 도드라졌다. 이전까지 '풍족함'의 대명사였던 '라이온즈'는 제일기획 산하로 들어간 이후 '예산 축소'의 움직임을 이어왔다.

이같은 라이온즈의 재편 과정은 자연스럽게 다른 구단의 관심을 끌어모은다. 그간 대부분 구단들, 특히 대기업 산하 구단들은 모기업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며 팀을 운영해왔다. FA계약이나 외국인 선수 영입 등에 관해서도 '꼭 필요하다'는 현장의 결정이 나오면 지출을 망설이지 않았다.

이런 일련의 흐름 속에서 라이온즈는 수 년간 KBO리그의 절대강자로 군림해왔다. 대형 FA를 영입하지는 않았어도, 선진적인 구단 시스템을 원활하게 가동하기 위해 비용 지출을 아끼지 않았다. 소속 선수들에 대한 처우도 리그 최고였다. 덕분에 라이온즈는 2012년부터 2015년까지 4년간 팀 연봉 1위였다. 라이온즈가 2011년부터 2015년까지 5년 연속 정규시즌 우승과 2011~2014 한국시리즈 4연패의 위업을 달성한 원동력이다.

하지만 올해의 라이온즈는 몸집을 크게 줄였다. 연봉총액 1위 자리도 한화 이글스에 내주며 2위로 내려앉았다. 이런 변화를 겪은 라이온즈가 만약 올해 다시 리그 정상의 자리에 오른다면 다른 대기업 산하 구단도 '다른 형태'의 운영 방안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지출에 따른 효율성에 대해 본격적인 고민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만약 라이온즈가 올시즌 성적 하락에 빠진다면 이 또한 프로야구계에 큰 영향을 미칠 듯 하다. 성적 하락의 원인을 되짚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투자 감소'가 거론되지 않을 수 없기 때문. 2010년대 '절대강자'로 군림했던 라이온즈의 성적에 대한 기준점은 상당히 높다. 최소한 지난해 정규리그 우승-한국시리즈 준우승이 기준점이다. 이에 못 미치는 성적이 나온다면 결국 기존의 '투자=성적' 개념이 다시 강하게 부각될 수 밖에 없다. 라이온즈 구단의 몰락을 타산지석으로 삼은 다른 구단들이 더욱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는 시나리오가 가능하다.

무엇보다 2016시즌 성적 하락은 라이온즈 구단 자체의 운명에도 그림자를 드리울 수 있다. 외부 환경의 변화가 이를 예고한다. 최근 삼성 그룹이 제일기획을 매각하려 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만약 이게 현실로 이어진다면 제일기획 산하 스포츠단의 명운도 흔들릴 수 밖에 없다. 결국 라이온즈의 2016성적은 프로야구계에 격변의 도화선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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