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 경기가 살얼음판 위의 '테스트'다. 과연 '연습생' 신분이나 마찬가지인 듀엔트 히스(31)는 정식으로 한화 이글스에서 올 시즌 데뷔전을 치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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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만으로 보면 꽤 괜찮은 수준의 투수임을 알 수 있다. 이런 투수가 '테스트'를 받고서라도 한화에서 뛰겠다고 찾아온 건 일단 고무적인 현상. 선수의 개인적인 사정도 있겠지만, KBO리그 구단이 외국인 선수에게 끌려가지 않고 주도적인 입장에 선 사례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과연 히스가 올해 정식 한화 선수단 멤버가 될 수 있겠는가 하는 점. 히스는 지난 17일에 오키나와 캠프에 합류해 18일 불펜 피칭을 소화한 뒤 22일 LG전에 첫 선을 보였다. 그리고 27일 KIA전에서 두 번째 '실전 테스트'를 치렀다. 한화의 오키나와 캠프 연습경기 스케줄은 29일 넥센전이 마지막이다. 선수단 본진은 3일에 귀국한다. 때문에 히스의 실전 테스트는 KIA전으로 사실상 종료된 셈이다. 이제는 주로 불펜 피칭으로 추가적인 테스트를 받게 될 전망이다. 하지만 이는 '대세'에 그다지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사실상 이제는 '선택의 시간'이다.
김 감독은 히스의 첫 실전테스트 때 만족하지 못했다. LG전에 나온 히스는 2이닝 동안 3안타 4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김 감독은 "인상적인 피칭을 하지 못했다. 그러나 한 번 더 기회를 줄 것"이라고 했다. 마치 최근 유행하는 아이돌 육성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 'F' 등급을 받았다가 기사회생해서 다시 기회를 부여받은 듯 한 상황. 그래서 27일 KIA전이 더욱 중요했다.
여기서 히스는 나쁘지 않았다. 최고 146㎞의 직구를 앞세워 4이닝 동안 2안타 3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냉정한 김 감독은 이번에도 OK를 내리진 않았다. 히스가 상대한 KIA 타자들이 2군급 선수였다는 이유다. 본격적인 1군 멤버들을 제대로 이겨낼 수 있을 지 아직 확신이 서지 않고 있다. 워낙 히스의 구위가 '합격'과 '탈락'의 경계선에서 애매하게 걸려있기 때문. 외면하기에는 직구 구속이나 볼끝이 괜찮다. 그러나 계약을 하자니 뭔가 아쉬운 점이 많다. 김 감독은 "여전히 고민 중"이라고 했다. 애초 계획대로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에서 탈락하고 나온 거물들을 새로 노릴 지, 아쉬운대로 히스로 갈 지 고민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