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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오승환이 메이저리그 실전 첫 등판서 가능성을 내보였다.
선발 마르코 곤잘레스가 3회 들어 급격한 난조를 보이며 2사 만루의 위기에 몰리자 마이크 매서니 감독은 오승환을 불러올렸다. 오승환이 상대한 첫 타자는 지난해 메이저리그 126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5푼9리, 10홈런, 47타점을 때린 J. T. 리얼무토. 만만치 않은 장타력을 지닌 리얼무토를 오승환은 2구째만에 우익수플라이로 잡아냈다. 초구 바깥쪽으로 직구를 던진 뒤 2구째 슬라이더로 가볍게 돌려세웠다. 오승환이 만루의 불을 끄고 덕아웃으로 들어가자 팀동료들이 뜨거운 박수로 맞아줬다.
4회말에도 오승환은 기세를 이어갔다. 선두 저스틴 맥스웰을 볼카운트 2B2S에서 6구째 높은 슬라이더로 2루수 땅볼로 처리한 오승환은 토미 메디카에게 볼카운트 2S후 3구째 높은 슬라이더를 던져 좌익수 플라이로 잡아냈다. 메디카의 타구는 비교적 멀리 뻗어나갔지만, 좌익수가 펜스 앞에서 잘 잡아냈다. 이어 오승환은 로버트 앤디노를 4구째 높은 직구로 유격수 땅볼로 몰아세우며 이닝을 마무리했다.
오승환은 지난 겨울 세인트루이스와 올해 성적에 따라 내년 계약 여부가 결정되는 '1+1' 계약을 했다. 첫 해 연봉은 250만달러이고, 30경기 이상 등판할 경우 2017년 275만달러의 옵션이 실행된다. 투구이닝에 따라 지급되는 인센티브까지 포함한 2년간 최대 몸값은 1100만달러. 한국과 일본서 보여준 활약상을 메이저리그에서도 이어갈 경우 만만치 않은 보상을 받게 된다. 즉 세인트루이스가 오승환을 불펜의 핵심 멤버로 활용하겠다는 의도가 담긴 계약이라고 볼 수 있다.
이날 제구력은 그다지 만족스럽지는 않았다. 실질적인 메이저리그 첫 등판 때문인지 높은 코스로 들어가는 공이 몇 개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주무기인 직구와 슬라이더를 앞세워 안정감 넘치는 투구를 하며 매서니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