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개막전 유격수, 황목치승이 급부상하고 있다?

기사입력 2016-03-21 11:00



LG 트윈스의 개막전 유격수, 새로운 후보가 급부상하고 있다?

LG는 시범경기 개막을 앞두고 암초를 만났었다. 부동의 주전 유격수 오지환이 일본 오키나와 캠프 연습경기 도중 무릎을 다치고 만 것. 큰 부상은 아니지만 당장 내달 1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한화 이글스와의 홈 개막전에 출전이 힘들게 됐다. 최근 오지환의 회복 페이스가 빨라 개막전 등장 가능성도 거론됐지만, 확인 결과 개막전 정상적으로 뛸 수 있는 회복 속도는 아니다. 이제 러닝을 시작했다. 하지만 사이드스텝을 밟기에는 무리가 따르는 상황. 이 정도면 개막전에는 몸을 맞출 수 없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치명타지만, 그렇다고 아예 대안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LG는 올시즌 후 군입대하는 오지환의 빈 자리를 생각해 일찍부터 강승호와 장준원이라는 신예 유격수 2명을 집중 조련하고 있었다. 오지환의 부상 소식이 알려진 후에도 두 사람 중 한 사람이 개막전 유격수로 나가면 문제 없을 것이라는 반응이 LG에서 나왔다. 강승호는 초년병 시절 오지환을 떠올리면 된다. 얼굴도 닮았는데 야구도 비슷하다. 어깨가 좋고, 어려운 타구를 처리하는 능력이 좋다. 하지만 안정감에 있어서는 장준원이 우위다. 이는 두 사람을 지켜본 오지환의 평가다.

두 사람은 시범경기에서 큰 무리 없이 실전을 소화중이다. 그런데 최근 낌새가 심상치 않다. 두 사람 외에 황목치승이라는 새 후보가 급부상하고 있기 때문. 미국 전지훈련에 참가하지 못했던 황목치승은 최근 이원화 된 LG 주전-백업조 중 주전조에 포함돼 경기를 치르고 있다. 18일 kt 위즈전, 20일 SK 와이번스전에 선발로 나섰다. 출전 경기, 이닝 수를 봤을 때 최근 시범경기에서 가장 중용되는 유격수다.

황목치승은 LG팬들에게 이미 이름을 널리 알린 선수. 고양원더스 출신으로 2013 시즌 신고선수로 입단해 1군 정식선수로 전환되는 영광을 누렸다. 1군 경기에도 자주 모습을 드러냈다. 체구는 작지만 빠르고 수비가 좋다. 타석에서도 컨택트 능력이 나쁘지 않다. 시범경기에서 5개의 안타를 때려냈다. 대만 2군 캠프에서 최태원 수비코치 지휘 아래 유격수 훈련을 열심히 했다. 오지환이 다친 후 오키나와 캠프에 합류했다.

황목치승이 강승호, 장준원과 비교해 월등히 뛰어난 실력을 갖고 있다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개막전 출전을 한정하면 장점이 있다. 바로 경험. 통산 61경기라고 하지만, 1군에서 뛴 이만큼의 경험을 무시할 수는 없다. 주전으로 뛴 경기도 많았다. 개막전은 심리적 압박감이 가장 큰 경기 중 하나. 특히, 최근 열성적인 팬들의 응원을 받고 있는 한화와의 경기를 잠실에서 치르기에 어린 선수들이 붕 뜬 채 경기를 할 가능성이 높다. 수비가 중요한 유격수 포지션에서 구멍이 생긴다면 개막전, 개막 3연전은 물론이고 시즌 전체 향방이 바뀔 수 있다. 따라서, 수비에서의 안정감만을 놓고 보자면 신인 선수들에 비해 황목치승 카드가 최선이 될 수 있다. 장준원은 지난해 1군에서 20경기를 치렀는데, 대부분 경기 후반 교체 출전이었다. 강승호의 경우 1군 출전 경험이 없다.

젊은 선수들에게도 충분히 기회를 줄 수 있다. 개막 3연전을 잘 치른다면, 강승호든 장준원이든 큰 부담을 던 상태에서 시즌 데뷔전을 치를 수 있다. 만약, 젊은 신인급 선수가 개막전에서 치명적인 실수를 저지른다면, 그 경기 뿐 아니라 트라우마로 인해 선수 인생 전체가 흔들릴 수도 있기에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 과연, 양상문 감독은 어떤 선택을 할까.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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