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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시 현상인가, 아니면 힘이 너무 들어가서인가.
이들 뿐 아니다. 삼성의 전설 이승엽도 조심스럽게 "홈런이 많이 나올 것 같다. 타이밍이 중요할 것 같다"고 했다. 쉽게 홈런이 넘어갈 수 있는 '핫 존'이 있기에 조금 빠른 타이밍에 배트가 나가야 간다. 그 '핫 존'은 위에서 설명했듯, 일직선으로 뻗은 파울 폴대 인근이다. LG 양상문 감독은 "작년 대구구장과 비교하면 전체 홈런수가 2배로 늘 것"이라고 했고 이병규(9번) 박용택 등 베테랑 LG 타자들도 "삼성에서 홈런왕이 나오겠다. 외야 수비 훈련을 하는데 정상 수비 위치서 뒤를 돌아보니 바로 워닝트랙"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작 첫 경기에서 많은 홈런 구경을 할 수는 없었다. 딱 1개의 홈런이 나왔다. 그것도 지난해 홈런 1개 치지 못했던 삼성 박해민이 대포를 신고했다. 또, 타구가 가장 깊은 우중월 방면으로 날아가 '라이온즈파크 효과'를 누린 홈런이라고 할 수도 없었다. 경기 후 삼성 류중일 감독이 "홈런 걱정을 많이 했다. 훈련 때는 펜스가 매우 짧아보였다. 그런데 막상 경기를 치르니 또 그런 것 같지도 않다"며 갸우뚱한 모습을 보였다.
아니면 첫 경기 큰 타구를 치고 싶은 선수들의 욕심에 질 좋은 타구가 나오지 않았을 가능성도 높다. 아무래도 펜스가 가깝게 보이니 힘이 들어간다. 힘이 들어가면 정확한 컨택트가 되지 않는다. 최형우는 "연습을 해보니 결국 힘을 빼는 게 관건인 경기장 같다. 규모가 작은 청주에 오랜만에 가면 꼭 홈런을 치겠다는 생각에 힘이 들어갔고 성적이 좋지 않았었다"고 설명했다. 선수들이 어느정도 새 구장에 적응하고, '이정도면 넘길 수 있는 힘'의 감을 잡으면 홈런수가 급증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과연 라이온즈파크는 새로운 홈런 공장으로 자리매김할까, 아니면 선수들에게 희망과 절망을 동시에 주는 '밀당의 제왕'이 될까. 일단은 몇 경기를 더 지켜봐야 할 듯 하다.
대구=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