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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된 대책 없이, 준비 없이 일을 벌였다가 뭔가 큰 사건이 터질 것 같은 느낌이다. 하지만 당장 현재 안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묘수도 없으니 걱정이 앞선다.
하지만 너무 어렵다. 충돌 상황에서 주자가 잘못했느냐, 포수가 잘못했느냐 정확하게 판정을 내릴 기준이 부족하다. 심판의 재량인데, 이 판정으로 승부가 결정되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큰 논란이 일 게 뻔하다.
일단, 스프링캠프에서 각 팀들은 포수들에게 철저한 교육을 시켰다. 베이스를 가로막지 말고 한발 비켜 태그하는 동작을 말이다. 일단, 포수가 한 템포 태그가 느려져 손해다. 하지만 10개 구단 포수가 공통되게 손해라면 큰 문제는 없다. 걱정되는 건, 홈 송구가 포수 왼쪽으로 올 때다. 공이 들어오는 타이밍과, 주자가 달려들어오는 타이밍이 겹치는 상황이 나올 수밖에 없다. 포수는 정말 주자와 충돌하기 싫었는데, 공을 잡으러 가려다 주자 진로를 막게 될 수 있다. 아무리 새 규칙이 생겼다고 해도 지나가는 공을 그대로 흘려보낼 수는 없는 일. 반대로 주자도 마찬가지. 피하고 싶은데, 속도를 줄이지 못한 상태에서 포수가 앞에 있다면 부딪혀야 한다. 포수가 공을 가졌을 경우 홈을 막아도 된다고 하는데, 포수는 공을 잡고 막았다고 주장을 하고 상대는 공을 잡지 않고 먼저 막고 있었다고 주장할 상황이 매우 자주 발생할 것이다. 찰나의 순간 이뤄지는 일이기에 정말 애매할 수밖에 없다.
비디오 판독을 한다 해도 문제다. 비디오를 봐도 포수가 베이스 절반 이상을 비워놔야 한다는데 절반을 더 가린 건지, 덜 가린 건지 정확히 해석하기 힘들 수 있다. 이 애매한 판정을 다른 비디오 판독 요청 기회 포함, 2회로 제한한 것은 더 큰 문제다. 미국과 일본의 경우 홈런과 홈 충돌 비디오 판독은 무제한이다. 일반 아웃-세이프 판정과 비교하면 판정 난이도가 최상급이다. 신중을 기해야 한다. 하지만 판독 요청 기회가 없어 심판의 눈으로 판정을 하고 느린 화면 확인 결과 잘못된 판정이라는 것이 드러나게 되면 큰 파문이 일수 있다. 그 것이 플레이오프 진출 여부를 결정짓는 최종 승부라고 가정하면 상상하기 싫은 일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시범경기 상황을 지켜보고 이 문제에 대해 논의한다고 했다. 하지만 시범경기에서는 큰 논란이 없었다. 승부 자체에 큰 의미가 없는 시범경기에서는 포수들이 캠프에서 연습한대로 착실히(?) 홈을 비워줬기 때문. 때문에 적극적으로 대책을 마련하기도 힘들었다.
하지만 정규시즌 전쟁터에서는 충돌 상황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현장에서도 걱정의 목소리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현재 분위기는 먼저 문제가 발발되고, 후폭풍이 거셀 것 같은 기운이 감돌고 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