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고메즈의 부진, 아직 적응이 더 필요한걸까

기사입력 2016-04-07 09:19


SK의 외국인 타자 헥터 고메즈는 지난 1일 개막전에서 홈런을 친 이후 침묵이 길어지고 있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SK 와이번스의 시즌 초 부진은 사실 예상 밖이다.

SK는 6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1대11로 5회 강우콜드게임 패를 당했다. 지난 3일 kt 위즈전부터 내리 3경기를 패하면서 1승4패가 돼 최하위로 떨어졌다. 스포츠조선이 시즌 개막 이전 각 팀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SK는 중위권 팀으로 평가를 받았다. 즉 4,5위 싸움을 할 수 있는 전력을 갖고 있다는 의미. 하지만 시즌 개막 직후부터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SK 내부에서는 "부진이 오래갈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유가 뭘까. 이날 현재 SK의 팀평균자책점과 팀타율은 각각 6.15와 2할1푼9리다. 마운드보다는 침묵하는 타선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팀타율이 10개팀 가운데 NC 다이노스(0.189) 다음으로 좋지 않다. 주전들 가운데 타율 1할대 타자가 최 정(0.139), 고메즈(0.105),김강민(0.143), 박정권(0.157) 등 4명이나 된다. 시즌 초 동반 슬럼프 조짐이다. 이날 롯데전에서는 3회초 박재상이 친 번트 안타가 유일한 히트였다. 이날 경기전 김용희 감독은 "아직 시즌 초이기 때문에 컨디션은 곧 올라올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상하위 타선의 연결이 전체적으로 매끄럽지 못하다는 점에서 침묵이 이어진다면 시즌 초 '큰 변화'를 줄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주전이라고 해서 마냥 1군에 남겨 놓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면 경쟁 효과와 함께 생각지도 못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걱정스러운 타자는 헥터 고메즈다. 고메즈는 메이저리그 경험이 있고, 중장거리 스타일의 내야수로 김 감독이 2번 타순에 기용할 정도로 기대감이 컸다. 그러나 고메즈는 지난 1일 kt와의 개막전에서 홈런을 친 이후로 침묵이 길어지고 있다. 20차례 타석에서 삼진을 6개나 당했고 볼넷은 한 개 밖에 없다. 수비에서도 벌써 3개의 실책을 범했다. 결국 김 감독은 지난 5일 롯데전부터 고메즈를 7번으로 내리며 타순에 변화를 줬다. 하위타선에서 편안한 마음으로 적응에 힘쓰라는 조치였다.

고메즈의 타격은 생각보다 정교함이 떨어진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아직 국내 투수들의 공에 적응하지 못해 힘없이 물러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특히 5일 경기에서는 삼진을 3개나 당했는데, 낮게 떨어지는 변화구에 방망이를 헛돌리기 일쑤였다. 공격적인 타격은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으나 선구안 문제는 해결책을 따라 마련하기도 힘들다. 고메즈가 2번, 7번에서 연결고리 역할을 하지 못하면서 공격의 맥이 끊기고 있다.

김 감독은 고메즈의 부진에 대해 "타순을 바꾼 것은 적응의 의미다. 아직 시즌 시작인데 기대를 갖고 지켜보겠다"고 했다. 고메즈가 국내 투수들에 대한 적응이 아직은 필요한 기간이라는 것이다.
부산=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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