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수 2안타 행운이 실력 발휘로 연결될까

기사입력 2016-04-11 12:59


메이저리그 미네소타 트윈스와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시범경기가 6일 (한국시간) 플로리다주 포트마이어스의 해먼드 스타디움에서 열렸다
좌익수로 선발 출장한 김현수가 네번째 타석인 7회 무사 1루에서 상대 투수 테일러 로저스에게 2루 땅볼 아웃을 당하고 있다.
플로리다(포트마이어스)=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6.03.06/

볼티모어 오리올스 김현수(28)가 마침내 메이저리그 그라운드를 밟았고, 내야안타 2개에 득점까지 올리는 활약을 펼쳤다.

김현수는 11일(한국시각)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의 오리올파크에서 열린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홈경기서 9번-좌익수로 선발출전해 3타수 2안타 1득점을 기록했다.

개막이후 볼티모어의 4차례 경기에서 대타로도 출전하지 않았던 김현수는 팀의 5번째 게임에서 드디어 출전 기회를 잡았다. KBO리그에선 항상 중심타자로 활약했던 김현수지만 메이저리그 데뷔 무대는 9번타자. 그래도 그에겐 귀중한 기회였다.

김현수는 2회말 첫 타석에 안타를 치며 그동안의 응어리를 풀어냈다. 1-0으로 앞선 2회말 1사 2루의 찬스에서 타석에 들어선 김현수는 탬파베이 우완 선발 제이크 오도리지와 상대했다. 지난 5일 개막전 행사 때 그라운드로 입장하는 김현수에게 야유를 보냈던 볼티모어 관중은 이날 첫 타석을 맞는 김현수에겐 따뜻한 격려의 박수를 보냈다. 김현수답게 초구부터 강하게 휘둘렀다. 초구 89마일의 바깥쪽 높은 공에 방망이를 냈으나 파울. 2구째도 바깥쪽으로 89마일의 직구가 들어왔다. 조금 빠졌다고 생각했는지 김현수는 가만히 지켜봤으나 주심은 스트라이크를 선언했다. 볼카운트 2S의 불리한 상황에서 김현수는 3구째 89마일의 바깥쪽 높은 공에 다시 방망이를 휘둘렀다. 빗맞힌 타구는 내야로 굴러갔고 투수 오도리지가 잡으려다가 놓치고 말았다. 행운의 내야안타가 됐다.

첫 득점도 기록했다. 이어진 1사 1,3루서 리카드가 희생플라이를 쳐 2-0이 됐고, 2사 1루서 매니 마차도가 홈런을 쳐 1루주가 김현수가 홈을 밟았다.

4회말 두번째 타석에선 날카로운 타구를 날렸지만 탬파베이의 2익수 수비에 막혔다. 김현수가 나오자 탬파베이는 극단적으로 수비수를 우측으로 보낸 김현수 시프트를 사용했다. 2루수가 외야 잔디까지 가는 2익수가 됐고, 유격수는 2루 오른쪽에 섰다. 3루수가 유격수 자리에 있었다. 김현수의 잘맞힌 타구는 바로 외야에 있는 2루수에게 갔고 아쉽게 아웃.

4-3으로 앞선 7회말 1사후 세번째 타석에서 다시한번 내야안타를 치며 데뷔전서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탬파베이 구원투수 에라스모 라미레즈와 승부를 한 김현수는 볼카운트 2B1S에서 4구째를 때렸으나 공은 평범한 2루수쪽 땅볼이었다. 김현수 시프트로 2루 우측에 있던 탬파베이 유격수 브래드 밀러가 옆으로 달려와 공을 잡았으나 이내 넘어졌고 1루로 던지지 못하는 사이 김현수가 1루를 밟았다. 김현수는 이내 대주자 놀란 레이먼드로 교체되며 이날 경기를 마쳤다. 김현수의 활약 덕분에 볼티모어가 5대3으로 승리.

2안타를 쳤지만 모두 행운이 섞인 것이었기에 김현수의 타격감이 좋다고 할 수는 없을 듯. 그동안 마이너리그 강등 문제로 구단과 갈등을 빚었기에 행운의 내야안타가 부담감을 없애주는 데는 도움이 됐겠지만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선 앞으로 한국에서 보인 좋은 타격으로 볼티모어 구단을 매료시켜야하는 숙제를 남겼다.


이날 경기 후 볼티모어 지역지인 볼티모어선은 "김현수가 긴장되는 데뷔 경기서 2개의 안타를 쳤다"고 보도하면서 김현수의 인터뷰 내용을 실었다. 김현수는 "긴장되는 날 이었다"며 " '더 이상 야유를 받지 않겠다'고 생각했고, 팬들이 나에게 박수를 쳐줘서 안정을 찾을 수 있었다. 나에게는 좋은 시작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첫 안타를 쳐서 마음이 조금 놓였다"며 "아직 발전시켜야할 차이가 있다.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할 것"이라고 밝혔다.

행운의 안타 2개가 앞으로 김현수의 메이저리그 생활에 어떤 영향을 끼칠까. 부진한 선수가 빗맞힌 행운의 안타로 타격감을 되찾듯 김현수에게도 맹타의 기운이 돌아오길 팬들은 바란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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