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초 타고투저 현상의 완화, 우연이 아니다?

기사입력 2016-04-12 11:28


넥센 히어로즈의 새 홈인 고척돔은 투수 친화적인 구장으로 나타나고 있다.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KBO리그는 올시즌부터 공인구를 단일 구종으로 쓰기로 했다. 지난해 입찰 과정을 통해 야구공 제조업체인 스카이라인을 공인구 공식 지정 업체로 선정했다. 시범경기 기간이었던 지난달 16일 공인구 반발 계수를 측정한 결과 평균 0.4252로 나타나 KBO 규약에 명시된 범위(0.4134~0.4374)의 중간 정도로 합격점을 받았다. 진작에 이뤄졌어야 할 공인구 통일이 출범 35년째를 맞아 해결된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단일 구종 공인구는 여러가지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낳는다. 경기력 향상은 물론 형평성과 외국인 선수나 신인 선수들의 적응 속도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특히 타고투저 현상을 완화시키는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기록상 살펴봐도 타고투저 현상이 더욱 완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11일 현재 10개팀의 평균 팀타율은 2할6푼3리이고 평균자책점은 4.26이다. 시즌 초반이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 41경기를 치른 시점의 전체 타율 2할7푼과 평균자책점 4.61과 비교하면 상당히 호전된 양상이라고 해석해도 무방하다. 지난해 720경기를 치른 최종 타율은 2할8푼, 평균자책점은 4.87이었다. 2014년의 2할8푼9리와 5.21에 비해 타고투저 현상이 누그러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타격전 양상이 짙은 시즌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시범경기부터 일던 투고타저 현상이 정규시즌 초반까지는 이어지고 있다. 전체 홈런수도 41경기를 치른 현재 67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76개에서 9개가 줄었다. 경기당 평균 득점도 9.88점에서 올해 9.29점으로 0.59점이나 낮아졌다. 득점이 줄었다는 얘기는 공격 시간이 줄었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경기 시간 단축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도 전망된다. 하지만 실제 경기 시간은 41경기 기준으로 올해 3시간 25분으로 지난해 3시간 24분과 별반 차이는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현상이 지속될 경우 경기시간에도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타고투저 현상의 완화, 나아가 투고타저 현상의 원인은 무엇일까. 공인구의 통일에서 찾는 전문가들이 많다. 야구규약에 명시된 반발계수의 적정성 요구를 그대로 지키고 있다는 점에서 공인구의 통일은 극단적인 타고투저 현상을 막는데 일조해다는 해석이다.

여기에 새로운 야구장의 등장도 타고투저 현상을 완화시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넥센 히어로즈의 홈인 고척스카이돔은 투수친화적인 구장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날 현재 고척돔에서는 3경기가 열렸는데, 홈런은 한 개도 나오지 않았고 평균자책점은 3.10이었다. 삼성 라이온즈의 새 홈구장이 예상대로 타자 친화적이기는 하지만 아직 2경기 밖에 치르지 않아 통계상 영향은 미미한 수준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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