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에서 낸 깜짝 카드는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그리고 오래 유지될 수 있을까. 두 가지 의문점이 따라 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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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기야 16일 경기 선발에 구멍이 생겼다. 원래 날짜 계산대로라면 지난 9일 창원 NC다이노스전에 선발로 나왔던 송창식이 등판할 차례다. 화요일인 12일 두산전 선발이었던 송은범은 이미 17일 선발 등판 일정이 잡혀있다. 그런데 송창식이 16일에 나올 수 없게 됐다. 지난 14일 대전 두산전때 4⅓이닝 동안 90개의 공을 던지며 12실점(10자책)했기 때문. 김성근 감독은 "송창식을 건지기 위해 계속 던지게 했다"면서 "지금은 하체 운동으로 밸런스를 만들게 한 뒤에 일요일에 불펜 피칭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해 당분간 송창식을 부를 계획이 없음을 밝혔다.
이런 상황으로 인해 16일 경기에 과연 누가 선발 등판하느냐가 초미의 관심사였다. 그런데 뜻밖의 답이 나온 것이다. 2003년 프로에 입단해 올해 14년차가 된 윤규진은 1군 경기 선발 경험이 겨우 15번 밖에 되지 않는다. 통산 출전 경기수(318경기) 대비 4.7%에 그친다. 가장 최근 선발 등판은 2009년 6월21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전이다. 무려 2491일 전의 일이었다.
그러나 윤규진의 선발 등판은 필연적으로 두 가지 의문점을 떠안고 있다. 하나는 성공 여부다. 앞서 언급했듯 윤규진은 선발 등판 경험이 매우 적다. 그러다보니 긴 이닝을 풀어가는 방법에 대해 숙달되지 않았다. 또한 충분한 투구수를 소화할 수 있을 지도 미지수다. 스프링캠프나 시범경기 때 선발 수업을 충분히 받지 못했다. 또한 현재 팀이 최악의 부진을 겪고 있다는 점도 마이너스 요소다. 공격과 수비에서 지원을 기대하기 힘들다.
또 하나는 윤규진 선발 카드가 과연 오랫동안 유지될 수 있는가다. 어찌어찌해서 한 두 경기를 성공한다고 쳐도 과연 윤규진이 풀타임 선발을 제대로 소화할 수 있을 지는 알 수 없다. 한 번도 걸어본 적이 없는 길이다. 만약 성공적으로 이 길을 걸어간다면 팀은 물론 윤규진 개인 커리어에도 새로운 변화가 생길 수 있다. 그러나 실패한다면 후속 데미지는 만만치 않을 듯 하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