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개 팀 전력, '바로미터' 두산과 붙어보면 안다

최종수정 2016-04-25 01:56

2016 프로야구 KBO리그 한화이글스와 두산베어스의 경기가 2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두산 선수들이 한화를 상대로 8대2 승리를 확정짓고 김태형 감독과 하이파이브 하고 있다.
잠실=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6.04,22/

우리 팀 전력이 궁금하다면, 두산 베어스와 붙어봐라?

'디펜딩챔피언' 두산 상승세에 제동이 걸릴 줄 모른다. 시즌 초반 8경기에서 4승1무3패로 준수한 성적을 거두다 최근 10경기에서는 9승1패로 압도적인 승률을 자랑하고 있다. 그래서 나머지 9개 구단의 '진짜' 전력은 두산과의 3연전 때 확인할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엇비슷하다면 강 팀, 졸전을 거듭하면 약 팀, 위닝시리즈라도 거두면 올 시즌 가을야구에 대한 희망을 품어도 된다는 논리다. 두산이 바로, '바로미터'다. 나머지 팀끼리 맞대결에선 치부가 드러나지 않는다.

이유는 간단하다. 두산엔 현재 특별한 약점이 없기 때문이다. 우선 마운드. 13승 중 선발승이 무려 12승이다. 두 명의 외국인 투수 니퍼트, 보우덴이 나란히 4승, 장원준이 3승, 유희관이 2승이다. 4월13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만 사이드암 오현택이 승리 투수가 됐을 뿐 이상적인 선발 야구를 펼치고 있다.

뒷문도 안정적이다. 정재훈, 이현승 등 '병장' 2명, '상병' 오현택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며 팀 리드를 지키고 있다. 그 중 정재훈의 활약이 기대 이상이다. 1년 만에 두산으로 돌아와 11경기에서 평균자책점 0.54다. 24일에도 그는 7회 1사 만루에서 등판해 이성열, 정근우를 연속 삼진 처리했다. 몸쪽 제구를 보면 신기할 정도다. 마무리 이현승 역시 점수 차에 상관없이 마운드에 올라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고 있다. "아직 작년과 같은 공이 안 나온다"고 하니, 날씨가 따뜻해지면 더 위력적인 피칭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야수 쪽도 매 경기 MVP가 바뀐다. 1번 허경민, 3번 민병헌, 5번 양의지, 9번 김재호까지. 상하위 타선 가리지 않고 적시타가 나온다. 또 만년 백업 오재일, 외인급 파워의 김재환, 방망이 헤드를 가장 잘 쓴다는 최주환 등도 기회가 오면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 상대 마운드가 경계해야 할 타자가 한 두명이 아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두산이 '바로미터'라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는 역시 한화 때문이다. 김성근 감독의 리더십이 도마에 오른 한화는 두산에 처참히 무너졌다. 12~14일 대전에서 3연패, 22~24일 잠실에서 또 3연패다. 이 기간 김 감독의 빠른 투수 교체는 전혀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다. 야수들도 극도의 부담감으로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캠프에서 무슨 준비를 했는지, 투수와 야수 파트를 모두 간섭하는 그의 지도 방식이 어떤 효과가 있는지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또 한화는 실책을 쏟아냈고, 두산은 그 실책으로 잡은 기회를 어김없이 살렸다.

반대로 막내 kt 위즈는 두산에 선전했다. 첫 3연전에서 1승2패로 루징 시리즈를 거뒀지만 19일 선발 장원준, 20일 선발 니퍼트를 모두 괴롭히는데 성공했다. 또 21일에도 엄상백의 호투와 더불어 야수들의 집중력 있는 타격으로 8대3 승리를 완성했다. 그 결과 곧장 삼성을 만나 위닝 시리즈를 거뒀다. 22일 13대3 대승, 23일 역시 11대6 완승이다. 비록 막내들은 24일 윤성환에게 막혔으나, 정인욱(22일) 장원삼(23일)의 공은 어렵지 않게 공략했다.

지금까지 두산이 만난 상대는 삼성과 NC, 넥센, 한화, kt다. 이 가운데 한화와 6차례, 삼성과 4차례 격돌하며 상대 전적에서 절대적인 우위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넥센과는 1승1무1패를 거뒀다. 시즌 전 유력한 꼴찌 후보로 거론된 넥센이 전문가들의 예상을 깨고 3위에 올라 있는 이유. 역시 두산전 성적과 경기 내용을 보면 그리 놀랄 일도 아니다. 염경엽 감독과 코치스태프가 독을 품고 캠프를 소화한 넥센은 호락호락한 상대가 아니다.


그리고 이제 두산은 26일부터 잠실에서 SK와 3연전을 벌인다. 두산이 홀로 주목받으며 선두를 질주하는 사이, SK도 안정된 마운드를 바탕으로 2경기 차 2위를 유지하고 있다. 과연 1,2위 팀의 맞대결 결과는 어떻게 나타날까. 두산이 진짜 '바로미터'인지, SK가 지금의 순위대로 정말 강한지, 결과는 곧 드러날 전망이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