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 외국인 선발 알렉스 마에스트리에게 '4일 휴식'은 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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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기대는 금세 실망으로 바뀌었다. 이날 마에스트리는 2이닝 동안 무려 7개의 볼넷을 내주며 3안타 1삼진으로 4실점하며 조기 강판되고 말았다. 2이닝의 투구수가 무려 75개에 달했다. 더 내버려둘 수 없는 지경이었다. 2회까지 50개의 공을 던진 마에스트리는 3회에도 마운드에 올랐지만, 아웃카운트를 하나도 잡지 못한 채 4연속 볼넷으로 밀어내기 1실점을 기록한 뒤 무사 만루 상황에서 김민우로 교체됐다. 그나마 김민우가 무사 만루 위기를 1실점으로 끝낸 덕분에 마에스트리의 자책점이 4점에서 그칠 수 있었다.
이날 마에스트리는 직구(23개, 137~145㎞)와 커브(31개, 114~123㎞) 포크볼(4개, 116~128㎞) 싱커(134~143㎞) 등 4가지 구종을 던졌다. 그러나 총 투구수 75개 중에서 스트라이크는 겨우 33개 밖에 되지 않았다. 전반적으로 볼끝도 무뎠고, 무엇보다 제구가 전혀 되지 않았다. 1회에 29개, 2회에 21개, 3회에 25개의 공을 던졌다.
한화 타선이 1회말 5점을 뽑아줬지만, 5-2로 앞선 2회에도 조동찬과 이지영을 각각 유격수 땅볼과 투수 앞 땅볼로 잡은 뒤 김재현에게 볼넷, 배영섭에게 좌전안타를 허용해 1, 2루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박해민에게 헛스윙 삼진을 유도해 간신히 위기를 넘겼다.
그러나 3회에 급격히 무너졌다. 구자욱과 최형우, 이승엽에 이어 발디리스에게도 볼넷을 허용해 순식간에 밀어내기로 1점을 허용했다. 더 이상 끌고갈 수 없다고 판단한 한화 벤치는 1회부터 몸을 풀던 김민우를 투입했다.
이날 마에스트리의 부진은 선뜻 이해가 되지 않는다. 바로 이전 등판에서 6이닝 동안 단 2개의 볼넷과 3개의 안타만 내주며 무실점 호투를 펼쳤기 때문. 결국 부진의 원인에 관해 '4일 휴식'의 악영향을 생각해볼 수 있다. 마에스트리는 지난 4월10일 창원 NC다이노스전 때 6이닝 2안타 3볼넷 무실점으로 호투해 시즌 첫 승을 따낸 뒤 2연속 4일 휴식 후 선발 등판하는 '5일 로테이션'으로 나왔었다. 그러나 그때마다 부진했다. 4월15일 대전 LG트윈스전 때는 3이닝 만에 7안타(2홈런) 5볼넷으로 무려 9실점(7자책)을 기록했고, 4월20일 부산 롯데 자이언츠전 때 역시 3⅓이닝 만에 8안타(1홈런) 2볼넷으로 6실점(4볼넷)했다. 하지만 이후 5일을 푹 쉬고 나온 4월26일 KIA전 때는 다시 6이닝 3안타 2볼넷 무실점으로 시즌 2승째를 거둔 바 있다. 그리고 마에스트리는 또 4일 휴식 후 나온 1일 대전 삼성전 때 2이닝 3안타 7볼넷 4실점으로 무너졌다. 아무래도 마에스트리에게 4일 휴식 등판은 무리인 듯 하다.
대전=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