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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깊다 깊어."
결국 코칭스태프가 두 팔 걷어붙였다. 3루에서 그를 대신할 선수가 없다는 판단 아래, 길고 깊은 슬럼프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특별 훈련'을 진행했다.
29일에는 박철우 타격 코치가 그물망을 뒤에서 토스해주며, 그 공을 그물망 위로 보내도록 했다. 그간 땅볼이 너무 많은데다 타격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그러자 곁에서 지켜보던 김태형 감독도 한 마디 거들었다. "(허)경민아 더 자신 있게 하체를 써. 너무 맞히는데 급급하니깐 하체는 가만히 있고 상체로만 타격하고 있잖아. 괜찮아. 더 과감히 스트라이드 해서 자신 있게 휘둘러. 괜찮아. 괜찮아." 김 감독은 이후 취재진을 만나 "부담감이 많은 것 같다. 1번 타자로서 볼을 많이 봐야 하는 입장이니 머릿속도 복잡한 것 같다"며 그를 8번 타순으로 내렸다.
그토록 원하던 안타는 3회 나왔다. 1-0이던 2회 무사 1,2루에서 보내기 번트를 한 그는 2-2이던 3회 2사 2,3루에서 오른쪽 펜스를 직접 때리는 2루타를 폭발했다. KIA 선발 지크의 커브를 놓치지 않았다. 그러자 2루 주자 양의지는 여유있게 홈으로 들어왔다. 1루 주자 오재원도 속도를 붙여 홈으로 쇄도하려 했지만, 타구가 워낙 빠르게 날아가 전형도 3루 베이스 코치가 이를 저지했다. 3-2 두산의 리드.
이 안타는 결국 이날의 결승타가 됐다. 3회 경기를 뒤집은 두산은 7대5로 승리하며 전날 패배를 설욕했다. 두산 선수들은 3회초 이닝 교대 때 허경민이 덕아웃으로 돌아오자 하나같이 그에게 박수를 보냈다. 민병헌은 "됐어. 드디어 나왔어"라며 글러브를 챙겨줬고 오재원과 김재환은 박수를 치며 엉덩이를 두드려줬다. 그리고 일주일 넘게 마음 고생을 한 '광주의 아들' 허경민도 모처럼 웃을 수 있었다.
광주=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