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일 고척스카이돔에서 맞붙은 SK와 넥센의 경기는 넥센(14안타), SK(5안타), 양팀 합쳐 12득점이라는 적지않은 스코어가 났지만 경기는 초스피드. 2시간 35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시원스런 경기였다. 양팀 감독은 벤치 작전을 최소화했다. 김용희 감독은 자율 야구에 근간을 둔 시스템 야구를 지향하고, 염경엽 감독도 '야구는 선수들이 한다'는 지론이 확고한 사령탑이다.
SK관계자들은 경이로운 4월을 보냈다고 자평한다. FA 정우람(한화)과 윤길현(롯데)을 잡지 못했다. 외부 FA수혈은 없었다. 지난해 가까스로 5위에 턱걸이했지만 시즌을 앞둔 주위 예상은 시큰둥했다. 하지만 지난해 참고 인내했던 것들이 열매로 돌아오고 있다. 아픈 선수들에게는 푹 쉴수 있는 기회를 줬고, 투수들은 철저하게 투구수 관리를 받았다. 무리하지 않았기에 지난해 부상선수들은 건강하게 복귀했고, 팀 버팀목이 됐다. 올해 선발 로테이션은 잘 물려 돌아가고, 불펜진도 정우람과 윤길현의 공백을 전혀 느낄 수 없다. 김용희 감독은 지난해 '아무것도 안하는 사령탑'으로 꽤 많은 비난에 직면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약간 더' 게임에 개입하지만 기조는 달라진 것이 없다. 씨만 뿌렸던 지난해에 비해 꽃이 피고 열매가 맺히자 좀더 자주 웃을 뿐이다.
넥센은 여러 언론사의 시즌 개막 예상에서 꼴찌 영순위였다. 예상은 예상일 뿐이다. 넥센은 올시즌 진정한 화수분 팀으로 거듭나고 있다. 넥센 투수들은 웬만하면 145㎞를 가볍게 던진다. 1일 SK전 선발로 나선 박주현도 7이닝 1실점으로 2승째를 따냈다. 볼넷은 없었고, 4안타를 맞았지만 이렇다할 위기도 없었다. 몸쪽 승부, 배짱 승부가 돋보였다. 이제 스무살 신인이다. 넥센은 올해 신재영(4승1패)이라는 훌륭한 신인 선발도 발굴해냈다. 어린 선수들은 기회를 주면 끊임없이 성장한다. 타팀에서 보면 특별해 보일것 없는 성장 시스템이지만 넥센의 결과물은 눈여겨볼 수준이다. 그 중심에 염경엽 감독과 발빠르게 위기상황에 대처하는 프런트가 있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