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잘 안되니까 답답하네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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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김민우는 시즌 초반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선발 로테이션 고정의 희망은 일단 뒤로 밀려나 있다. 지금은 그런 것보다 어떻게 하면 제대로 공을 던질 수 있는지를 고민하는 중이다. 올해 5경기에 나왔는데 3패에 평균자책점 15.83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에 비해 전혀 성장하지 못했다.
급기야 김민우는 지난 2일자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엔트리 제외 하루 전날, 1일 대전 삼성전에서 김민우는 선발 마에스트리에 이어 두 번째 투수로 나와 2⅓이닝 동안 6안타 4실점을 기록했다. 여전히 부진의 늪에서 머문 듯 한 모습. 그런데 이 성적에 대해 뜻밖의 평가가 나왔다. 이날 경기에서 한화는 9대8로 역전승을 거뒀는데, 승리 후 김성근 감독은 "김민우가 비록 실점했어도 제 역할을 해줬다"는 말을 했다. 그런데 황당하게도 김민우는 이 '칭찬처럼 들리는' 코멘트를 들은 다음날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야수 엔트리를 늘리기 위해 투수를 1명 뺐는데, 그게 김민우였다.
이는 뚜렷한 보직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마냥 불펜에만 대기하면서 벌어진 일이다. 김민우는 지난 4월21일 부산 롯데전 이후 9일 동안 개점휴업하다가 1일 삼성전에 겨우 나왔다. 이 기간에 한화는 늘 그렇듯 선발 퀵후크가 벌어졌고, 불펜을 총동원했다. 2~3일 연투는 늘상 벌어졌다. 그러나 유독 김민우만은 경기에 나서지 않은 채 동료 선배들의 투혼과 좌절을 지켜보기만 했다. 한화 벤치는 이 기간에 김민우가 1군에서 경쟁력이 없다고 판단한 듯 하다. 그렇다고 해서 2군행 통보를 해준 것도 아니다. 마냥 대기하는 동안 김민우는 점점 더 고개를 숙이게 됐다. 그리고 개막 한 달 후 전격적으로 투구폼 재조정에 들어갔다.
아이러니한 것은 김민우가 고치-오키나와 캠프를 거치며 김성근 감독의 투구폼 지도를 가장 많이 받은 투수 중 하나라는 것. 비록 오키나와 추가훈련조에서는 빠졌지만, 김민우는 많은 시간 투구폼 조정에 시간을 투자했다. 그리고 캠프 막판이 되자 성과가 나타나는 듯 했다. 제구력과 구위가 크게 향상돼 김 감독의 기대를 받는 위치였다. 하지만 시범경기 기간까지 포함해 불과 2개월만에 1군에서 통하지 않는 공을 던지게 됐다. 투구폼을 재조정하면 상황이 나아질까. 확신할 순 없다. 그러나 분명한 건, 심리적 데미지 부분도 함께 조정해줘야 한다는 점이다. 이왕 김민우를 재조정한다면 기술과 멘탈, 두 가지 측면을 함께 보듬어줘야 할 듯 하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