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주부터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는 한화 이글스 경기를 보면, 데자뷰같은 장면을 자주 볼 수 있다. 선발 투수 뒤에 박정진, 송창식, 권 혁, 장민재 등이 공식처럼 마운드에 오른다. 선발 투수의 조기 강판이 빈번하다보니 불펜에 무게가 쏠릴 수밖에 없다. 김성근 감독의 불펜야구 영향이 크다. 지난해도 그랬고, 올해도 비슷하다.
다른 팀과 극명하게 대비가 된다. 두산 베어스에서는 셋업맨 정재훈이 20이닝-295개로 최다 이닝-최다 투구수를 기록했다. 롯데 자이언츠 윤길현이 14이닝-238개, 넥센 히어로즈 김상수가 14⅓이닝-227개, 삼성 라이온즈 장필준이 14이닝-245개로 소속팀에서 가장 많았다.
KIA 타이거즈는 롱릴리프 홍건희 정도가 눈에 띈다. 15⅓이닝을 책임지면서 236개를 던졌다. KIA 불펜 투수 중 10이닝 이상, 투구수 200개를 넘은 건 홍건희가 유일하다.
|
|
개막 직후보다 좋아졌다고 해도, 불펜이 최강 수준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불펜 투수 평균자책점이 4.86인데, 10개 팀 중 9위다. 불펜진이 책임진 이닝이 137이닝으로 압도적인 1위다.
에이스 에스밀 로저스가 부상으로 빠져있고, 선발 투수들의 부진 영향도 있지만, 선발 투수의 잦은 조기강판이 불펜에 부담을 넘기는 형국이다. 투수 부족으로 어려움이 크고, 최악의 부진에서 1승이 시급하다고 해도, 비정상적인 상황임이 분명하다. 이런 과도한 불펜 의존이 과부하를 일으켜 부메랑이 돼 돌아올 수 있다. 물론, 선발투수들이 제 역할을 해준다면, 어느 정도 숨통이 트일 수는 있다.
지난해 전반기에 선전했던 한화는 후반에 힘이 떨어져 가을야구 문턱에서 좌절했다. 지난 시즌 권 혁이 78경기-112이닝-2098개, 박정진이 76경기-96이닝-1644개를 기록했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