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 외국인 투수 헥터 노에시가 한국무대에서 첫 완봉승을 따냈다. 4사구는 한 개도 허용하지 않았고, 안타만 5개 내주며 한화 이글스 타자들을 꽁꽁 얼려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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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헥터의 전략 변화는 결과적으로 매우 효율적이었다. 힘을 앞세워 삼진을 잡기보다 범타를 유도하는 게 체력 소모와 함께 투구수도 동시에 줄일 수 있다. 실제로 헥터는 이날 5회에만 17개의 투구수를 기록했을 뿐, 나머지 이닝에서는 모두 15개 미만의 공만 던졌다.
1회 2사후 로사리오와 김태균에게 연속 중전안타를 맞은 게 위기였다. 하지만 2루에 있던 로사리오가 3루에서 오버런하다가 태그아웃되면서 헥터를 도와줬다. 2, 3회를 연속 삼자범퇴로 마친 헥터는 4회 1사 후 유격수 실책으로 로사리오를 출루시켰다. 하지만 김태균에게 유격수 앞 병살타를 유도해 간단히 이닝을 마쳤다. 5회에도 1사 후 송광민에게 2루수 쪽 내야안타를 맞았지만, 양성우와 조인성을 유격수 직선타와 3루수 땅볼로 처리했다. 이런 식으로 별다른 위기없이 9회까지 끝냈다. 8회에 양성우에게 중전안타로 유일하게 선두타자 진루를 허용했으나 차일목을 다시 유격수 앞 병살타로 처리해 불을 껐다.
이날 타이거즈 구단 역사상 첫 외국인 투수 무4사구 완봉승의 주인공이 된 헥터는 "지금까지 내 야구 인생에서 완봉을 몇번 했는지 정확히 기억을 못하지만, 오늘은 매우 좋은 투구였다. 던지고 싶은 데로 공이 잘 들어가 완벽한 경기를 했다"며 만족스러워했다. 이어 무4사구 경기를 한 비결에 대해서는 익살스러운 코멘트를 했다. 헥터는 "이대진 투수코치와 볼넷 1개당 2만원씩 벌금을 내기로 약속했었다. 그래서 그 벌금을 안내기 위해 더 필사적으로 던졌다"고 설명했다. 농담이 섞였지만, 본질은 강한 집중력과 코치의 도움 덕분이라는 뜻이었다.
광주=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