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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시즌 삼성은 추락인가, 아닌가.
2011년 류중일 감독 부임 이후 삼성은 역대 최강팀 반열에 올랐다. 삼성 역시 프랜차이즈 역사상 최고의 호시절이었다. 하지만 아예 걱정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시즌 초중반 고전하다 여름부터 치고올라 기분좋은 가을 마무리를 한 적도 있다. 좋은 시절은 때때로 고생했던 때를 잊게한다. 군생활의 추억을 떠올리면 빡빡기던 이병 시절보다는 말년병장의 여유가 먼저 생각난다. 순위만 놓고보면 올해 삼성은 2012년과 무척 닮았다.
2012년 삼성은 5월 18일까지 15승1무16패로 6위였다. 1위는 SK로 17승1무12패. 하지만 6월부터 삼성은 믿기힘든 파워를 발휘한다. 두 달이 지난 7월 18일 삼성은 44승2무31패로 당당 1위. 두달간 29승1무15패의 급상승세였다. 그해 삼성은 80승2무51패(승률 0.611)로 페넌트레이스 1위를 차지했다. 한국시리즈까지 2년연속 통합우승이었다.
삼성관계자는 "본격적인 여름이 오기전까지 악착같이 버티면 찬스가 온다고 본다. 부상선수들이 하나둘 합류하고 있다"며 희망을 얘기했다. 물론 2012년의 삼성과 올해의 삼성은 차이가 있다. 당시 삼성은 선발진이 확실했다. 고든(11승3패) 배영수(12승8패) 윤성환(9승6패) 장원삼(17승6패) 탈보트(14승3패)가 버텼다. 여기에 권오준(1승3패10홀드)과 권혁(2승3패18홀드), 안지만(1승1패28홀드), 오승환(2승1패37세이브)의 필승조가 대단했다. 방망이도 훌륭했지만 마운드는 완벽에 가까웠다.
올시즌 삼성은 선발진부터 시급하게 재정비해야 한다. 윤성환 장원삼에 곧 복귀할 차우찬, 웹스터, 새로합류할 용병투수가 지금보다 나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 예외없이 기대 이상치의 선수가 없다는 점이 걱정이다. 불펜진도 아쉬움이 크다.
이와중에 삼성이 버텨내는 이유는 수년간 선수들 몸에 축적된 승리 DNA 덕분이다. 접전상황에서 더욱 집중력을 발휘했기에 최소 3~4승을 더 거둘 수 있었다.
불투명 속에 한가지 분명한 것은 삼성이 기로에 서 있다는 점이다. 치고 올라갈수도, 털썩 주저앉을 수도 있다. 요즘 1승은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