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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이 모처럼 환하게 웃었다. 지난 18일 포항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홈게임에서 1회 큼지막한 3점홈런을 터뜨렸다. 몸쪽 낮은 직구를 툭 걷어올렸는데 우측담장을 넘어갔다. 홈런 타구는 자신이 지난해 달성한 통산 400홈런을 기념해 만든 '400존' 바로 우측에 떨어졌다. 올시즌 4호 홈런이다. 지난달 29일 한화전에서 시즌 3호 홈런을 터뜨린 지 19일만에 나온 홈런이다.
류중일 감독은 최형우는 무조건 4번으로 못박는다. 자주 타구를 담장밖으로 보낼 수 있는 타자다. 구자욱을 두고 삼성관계자들은 "향후 10년간 라이온즈 타선을 이끌 재목"이라고 말한다. 지난해 신인왕때보다 올해는 더 잘한다. 이승엽은? 홈런 타점 등 각종 통산기록을 모조리 갈아치운 레전드 중 레전드지만 지금은 때때로 아쉬움을 남기는 삼성의 5번 타자다. 이승엽 타순에서 맥이 끊어질 때도 있고, 힘없이 돌아서는 전설을 보며 삼성팬들은 아쉬움이 더 크다. 그 누구도 '감히' 야유를 보내는 이가 없지만 본인의 안타까운 마음이 잠잠해질 리 없다.
지난 22간 프로야구 선수로 활동하며 팀을 생각하고, 동료들과 함께 뛰고, 팬들앞에 반듯하게 살아온 이승엽이다. 하지만 야구만은 만족을 모르고 달려왔다. 이승엽은 최근 "방망이가 너무 안돌아간다. 연습을 더 해야겠다"며 속상해했다. 중위권에 처져 있는 팀사정도 알고 있고, 박석민과 나바로의 공백도 적잖은 부담이다.
이날 3점홈런 한방으로 삼성팬들은 기분좋은 승리예감을 1회부터 누릴 수 있었다. 그 주인공이 이승엽이어서 기쁨은 두배, 세배였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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