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마무리 심창민 "블론 없는게 목표"

기사입력 2016-06-01 09:44


삼성 심창민.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6.05.12/

삼성 라이온즈의 마무리 자리는 그야말로 기라성같은 선수들의 몫이었다. 역대 최고의 마무리라는 오승환과 임창용이 있었던 자리. 지금 그 삼성의 마무리를 심창민이 맡고 있다.

어떻게 보면 임시직이다. 최강의 중간계투였던 안지만이 삼성 류중일 감독이 생각했던 마무리다. 4월만 해도 심창민이 셋업맨이었고, 안지만이 마무리였다. 안지만이 허리통증으로 1군에서 빠진 뒤부터 심창민이 마무리를 맡았고, 안정적으로 경기를 끝내면서 안지만이 돌아온 뒤에도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류 감독이 안지만의 복귀에도 심창민을 마무리로 쓰는 이유는 구위다. 안지만은 복귀 이후 예전보다 못한 구위를 보인다. 구속도 140㎞대 초반에 그치고 있다. 반면 심창민은 150㎞의 빠른 공을 뿌린다. "위기에서 상대를 구위로 삼진을 잡아낼 수 있어야 한다"는 류 감독의 마무리 지론에 맞는 투수는 현재 심창민이다.

심창민은 마무리 투수가 된 것에 대해 "두번째 전환점"이라고 표현했다. 야수에서 투수로 전향했을 때가 야구 인생에서 첫번째 전환점이었다고. 같은 불펜 투수라고 해도 중간계투와 마무리의 무게는 완전히 다르다. 그만큼 심창민은 이번 기회를 크게 보고 있다.

현재까지 '마무리' 심창민의 성적은 좋다. 올시즌 18경기에 등판해 2승5세이브 4홀드, 평균자책점 2.53을 기록 중. 자신이 마무리로 나온 5월 한달간 성적은 더 좋다. 10경기서 1승5세이브 평균자책점 0.63. 세이브 기회에서 블론 없이 모두 세이브를 챙겼다.

31일 고척 넥센전서도 1이닝을 1안타 무실점으로 잘 막으며 팀의 4대1 승리를 마무리했다.

심창민은 "마무리로서의 목표는 블론 세이브를 하지 않는 것이다"라며 "마무리라면 어떤 상황에서도 나와서 막아내야 한다"고 했다. 심창민의 단점으론 컨디션이 들쭉날쭉하다는 점. 누구나 컨디션이 항상 좋을 순 없지만 컨디션에 따라 공이 너무나 다르다는게 문제였다. 심창민은 "올해들어서는 안좋은 컨디션에서도 힘들게라도 막아내는 것 같다. 그동안 경험이 쌓여서 그런것 같다"고 했다.

공교롭게도 31일 류중일 감독과 심창민은 마무리 투수에 대해 얘기하면서 2012년 SK와의 한국시리즈 5차전을 예로 들었다. 당시 2-1로 앞선 삼성은 9회초 마무리 오승환이 선두 최 정에게 중월 3루타를 맞고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오승환은 이호준을 내야땅볼로 처리한 뒤 박정권에게 볼넷을 내주고 김강민과 박진만을 연속 삼진으로 잡고 경기를 승리로 마무리했다. 어떤 경기 어떤 상황이 와도 막고 경기를 끝내는 마무리. 류 감독이 바라고 심창민이 꿈꾸는 마무리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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