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경엽 감독 "잘 버텼다. 6월에도 잘 버티길"

기사입력 2016-06-01 11:07


2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KBO리그 넥센 히어로즈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가 열렸다. 넥센 박주현과 한화 송은범이 선발 맞대결을 펼쳤다. 넥센 4회 2사 2루에서 김하성의 적시타 때 2루주자 박동원이 득점에 성공했다. 덕아웃에서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는 박동원.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6.05.26

"잘 버텨온 선수들에게 고맙게 생각한다."

넥센 히어로즈의 돌풍은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것이었다. 많은 전문가들이 꼴찌 후보로 놓았던 팀이 시즌 두달이 흘렀는데도 3위의 성적을 올리고 있다.

홈런을 펑펑 터뜨려주던 강정호와 박병호 유한준이 떠났고, 불펜진의 핵심이던 손승락의 롯데행에 조상우와 한현희는 수술을 받았다. 에이스였던 밴헤켄은 일본으로 떠나 마운드가 완전히 비었다. 누가봐도 성적이 떨어져야 정상인 팀.

그러나 빈 자리에 넣은 젊은 선수들의 활약에 넥센은 무너지지 않았다. 오히려 더 단단해졌다.

4,5선발로 나온 신재영과 박주현이 알토란같은 활약을 하며 사실상 에이스 노릇을 하고 있다. 신재영은 혼자서 7승2패, 평균자책점 2.98의 호투를 펼치고 있고, 박주현도 9경기서 2승1패, 평균자책점 4.28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외국인 투수 피어밴드(3승5패, 평균자책점 4.86)나 양 훈(1승3패, 평균자책점 5.36)보다도 좋은 흐름이다. 이들의 활약에 넥센은 염경엽 감독 부임 이후 처음으로 5명의 선발 로테이션이 두달 동안 문제없이 돌아가고 있다. 새롭게 짠 불펜진도 좋다. 마무리 김세현은 예전의 들쭉날쭉한 피칭이 사라지고 묵직한 직구로 상대를 요리하고 이보근과 김상수도 믿음직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타선은 예전과 같은 한방이 없지만 기동력과 조직력이 강화됐다. 항상 팀타율과 홈런이 최상위권이었던 넥센이었지만 올해는 다르다. 팀타율이 2할7푼7리로 전체 7위에 그치고 홈런은 39개로 꼴찌다. 그러나 44개의 도루로 1위를 달리는 등 기동력을 앞세운 공격적인 플레이를 하고 있다.

4월에 11승1무12패를 기록했던 넥센은 5월엔 14승11패로 전체 3위의 성적을 올리며 전체 3위를 달리고 있다. 물론 8위인 KIA 타이거즈(21승25패)와 3게임밖에 차이가 나지 않아 안심할 수 없는 순위지만 상위권에서 다른 팀들과 경쟁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놀랍다고 할 수 있다.

분명 잘하고 있는 넥센이지만 염 감독은 "버틴다"라는 표현을 썼다. 이유는 지금 보여주고 있는 것이 넥센의 전부이기 때문이다. 다른 팀처럼 돌아올 부상선수가 있거나 보탬이 될 기다리는 전력이 사실상 없다. 윤석민이 부상에서 돌아오며 사실상 100% 전력이 가동되고 있다. 기대만큼의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외국인 선수들이 갑자기 잘하는 것도 쉽지 않다.


염 감독은 "6월에도 잘 버티는 게 목표"라고 했다. 앞으로 성적이 떨어지더라도 올라올 동력이 모자랄 수 있기에 현재 전력으로 잘 싸우자는 뜻이다.

넥센은 올시즌을 내심 성장의 시기로 보고 있다. 새롭게 선수들을 키우는게 목적이다. 물론 신재영 박주현 임병욱 등 새로운 선수들이 잘 크고 있다. 이들이 앞으로 확실한 주전으로 올라서기 위해선 경험을 쌓아야 하고 패전의 경험보다는 승리의 경험이 커가는데 더 큰 도움이 된다.

더 좋은 전력으로 우승을 노릴 수 있는 1∼2년 뒤에 이들이 더 좋은 모습으로 성장하는게 넥센의 바람이다.

그러기 위해서 팀 전체가 이기기 위해 노력해야 하고 버텨야 한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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