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2㎞ 3K로 컴백 원종현, '예리함'에 '차분함' 더했다

기사입력 2016-06-01 02:20


스포츠조선

NC 다이노스 원종현(29)이 최고 구속 152㎞를 뿌리며 '컴백'했다.

공 15개로 요즘 제일 강력한 두산 베어스의 2번(오재원) 3번(민병헌) 4번(오재일) 타자를 연속해서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2014년 10월 17일 등판 이후 592일만에 KBO리그 1군 마운드에 섰다. 그는 지난해 대장암 판정 이후 수술을 받았고 긴 재활 기간을 버텨냈다. 그리고 2016시즌 초반, 퓨처스리그에서 두달 동안 실전 경험을 쌓고 31일 마산 두산전으로 건강하게 복귀했다.

원종현은 김경문 NC 감독이 오랜 준비 끝에 꺼낸 '예비군' 카드라고 볼 수 있다. 좀더 일찍 1군에 올릴 수도 있었다. 하지만 서두르지 않았다. 큰 수술을 받았고 치료 과정도 결코 쉽지 않았다. 앞으로도 더 철저한 관리를 받으면서 운동을 해나가야 한다.

김경문 감독은 원종현의 컨디션과 구위를 지속적으로 살폈다. 1군 팀 분위기에 적응하는 걸 돕기 위해 한 차례 불렀다가 다시 퓨처스리그(2군)로 내려 마지막으로 점검을 마친 후 1군 콜업했다.

원종현의 올해 퓨처스 성적은 12경기에 등판, 1승1패 4홀드, 평균자책점 2.76이었다.

원종현이 아프기 전 야구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준 건 155㎞ 강속구를 던졌을 때였다. 2014년, 그는 혜성 처럼 나타나서 불같이 빠른 공을 뿌렸다.

원종현은 2014시즌 NC 불펜에서 매우 귀한 존재였다. 73경기에 등판, 5승3패1세이브 11홀드를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은 4.06. 2006년 신인 2차 지명에서 2라운드 11순위로 LG 유니폼을 입었지만 오랜 기간 팬들의 기억속에서 사라졌다가 2014년에 등장했다.

사이드암이지만 150㎞에 육박하는 공을 뿌렸고, 마운드에 선 표정은 늘 굳어 있었다. 그러나 얘기를 나눠보면 차분하게 자기 속 안에 있는 얘기를 잘 풀어내는 사나이였다.


한창 주가를 올렸고 큰 기대를 걸고 준비했던 2015시즌, 정작 그는 단 한 경기에도 나가지 못했다. NC 동료 선수들이 원종현과 함께 싸우겠다는 의지로 '155'란 숫자를 모자에 적고 뛰었다. 원종현은 휴식과 요양의 재활 과정을 거치면서 TV로 NC 경기를 봤다. 김경문 감독은 원종현의 강한 의지를 봤고 지난 겨울 미국 전지훈련에 포함시켰다.

돌아온 원종현의 구위는 쓸만했다. 오랜만의 등판으로 많이 긴장했을 법했지만 구위와 제구 모두 기대이상으로 예리한 공을 뿌렸다. 그의 눈매는 변함없이 날카로웠다.

전문가들은 "원종현의 가세로 NC 불펜이 더 강해질 것이다. 앞으로 닥칠 무더위에서 순위싸움을 하기 위해선 강한 불펜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한다.

강팀의 불펜에는 원종현 처럼 빠른 공으로 상대 타자를 윽박지를 수 있는 파워 피처가 필수적이다. 원종현의 탈삼진 능력은 2014년에 이미 입증됐고, 또 두산과의 복귀전에서도 잘 드러났다.

그렇다고 원종현에게 불안요소가 전혀 없는 건 아니다. 체력이 떨어지고, 부상이 찾아올 가능성을 대비해야 한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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