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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 닉 에반스가 '복덩이'로 불리고 있다. 잦은 타순 변경에도 꾸준히 활약하며 팀 상승세에 앞장 서는 요즘이다. 인성도 남다르다. 실력, 침착한 성격에다 동료애까지 갖췄다는 평가다.
5회에는 행운의 안타였다. 먹힌 타구가 2루수와 우익수 사이에 떨어졌다. 그리고 5-0이던 7회. 시즌 10호 홈런을 폭발했다. 1사 1루에서 왼손 불펜 이창재의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110m짜리 투런 아치로 연결했다. 풀카운트에서 한 가운데로 실투가 들어오자 놓치지 않았다.
그는 9회에도 다시 타석에 섰다. 사이클링히트에 3루타만 부족해 다들 벤치에서 숨죽이고 지켜봤다. 결과는 우완 불펜 김사율의 초구를 잡아 당겨 좌중월 2루타. 3루 베이스까지 도달하지는 못했지만 역시 장타였다.
그는 그러면서 "시즌 초 유인구를 많이 던지는 한국 투수들에게 고전했지만 지금은 좋아졌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미국과 다른 볼배합에 완전히 적응한 것은 아니지만 서서히 내 타격을 할 수 있어 만족스럽다"고 자평했다. 또한 "시즌 초 적응에 애를 먹을 때 감독님의 배려로 타석에 많이 서면서 감을 끌어올렸다"고 했다. 물론 이런 얘기를 하면서 그는 한 번도 웃지 않았다. 경기 후에 승리를 만끽하는 순간에도 침착한 에반스였다.
도리어 신이 난 건 다른 선수와 프런트였다. 인터뷰 도중 "빤스(에반스 별명) 나이스 배팅"이라는 소리가 이곳 저곳에서 터졌다. 두산 관계자는 "캠프 때부터 워낙 성실해 모든 선수가 에반스의 성공을 빌었다. 사실 덕아웃에서 조용하게 있다가도 빈볼성 공이 날아오면 먼저 화를 내는 게 에반스"라며 "한국 야구는 물론 이제는 문화에도 완벽히 적응한 것 같다"고 했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