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히 되찾은 자신감이 스윙에 그대로 묻어나온다. 메이저리그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김현수가 다시 멀티히트를 기록하며 KBO리그 '타격머신'의 모습을 재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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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후 조금씩 주어진 기회에서 정확한 타격 능력을 과시하며 점차 자신의 입지를 넓혀나갔다. 이제 김현수는 '2번-좌익수' 주전 자리를 거의 확보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6월들어 5경기에 선발 2번타자로 나왔고, 그때마다 안타를 쳤다. 이러한 입지 상승의 파급력은 김현수의 자신감 넘치는 스윙에 그대로 담겨나왔다. 김현수는 초반 두 타석에서 연타석 안타로 손쉽게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이어 6회와 8회에는 비록 외야수에게 잡히긴 했지만, 호쾌한 스윙으로 타구를 멀리 날려보냈다.
1회말 무사 1루 때 첫 타석을 맞이한 김현수는 상대 우완 선발 요다노 벤투라를 상대해 2구째 시속 97마일(약 156㎞)짜리 빠른 공을 밀어쳐 좌전 안타로 만들었다. 상대 내야진이 1루쪽으로 이동한 상태의 시프트를 썼는데, 그 틈을 노려 3루쪽으로 절묘하게 밀어쳤다. 1루에 나간 김현수는 후속 타자들의 연속 2루타 때 홈까지 들어와 시즌 10번째 득점에 성공했다.
이 두 개의 안타는 김현수가 이제 확신을 갖고 자신의 능력을 펼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1회 좌전안타는 강속구와 시프트에 위축되지 않고 빠른 배트스피드로 타구를 좌측으로 보내 만든 것이다. 또 두 번째 타구는 불리한 볼카운트에서도 커브 타이밍을 정확히 노려 우중간 쪽으로 보낸 정타였다. 배트 스피드와 구질에 따른 배트 콘트롤로 타구 방향을 조정하는 김현수의 장점이 그대로 드러난 장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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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회 마지막 타석은 더욱 아쉬웠다. 피터 모일런을 상대한 김현수는 볼카운트 1S에서 2구째 87마일(약 140㎞)짜리 싱커를 풀스윙으로 잡아당겼다. KBO리그에서 보여줬던 빠른 배트 스피드를 앞세운 스윙이었다. 타구가 제대로 걸렸다. 하지만 타격 포인트가 약간 앞쪽에서 이뤄지는 바람에 타구 방향이 우측으로 쏠렸다. 결국 파울 폴 우측으로 살짝 벗어나며 '파울 홈런'이 되고 말았다. 방향이 약간만 좌측으로 갔다면 그대로 홈런이었다.
상대 투수의 간담을 서늘하게 한 김현수는 다시 타석에 나와 이번에는 밀어치는 기술을 보였다. 모일런이 다시 던진 싱커를 강하게 찍어쳤는데, 이번에도 힘이 약간 덜 실린 탓에 좌익수에게 잡혔다. 비록 장타로 이어지진 않았지만 후반 두 개의 타구는 김현수가 자신있게 풀스윙을 하면서도 자유자재로 밀어치고 당겨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한편, 이날 경기에서는 벤치클리어링이 나왔다. 5회말 사구를 맞은 볼티모어 마차도가 상대 선발 벤투라와 격투를 벌이며 벤치클리어링이 시작됐다. 주먹을 휘두른 마차도와 벤투라는 퇴장됐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