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감 완전회복' 볼티모어 김현수, 멀티히트 달성

기사입력 2016-06-08 12:22


완전히 되찾은 자신감이 스윙에 그대로 묻어나온다. 메이저리그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김현수가 다시 멀티히트를 기록하며 KBO리그 '타격머신'의 모습을 재연했다.


◇메이저리그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김현수가 8일(한국시각)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오리올파크에서 열린 캔자스시티 로얄스전에 2번 좌익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2안타를 기록했다. ⓒAFPBBNews = News1
김현수는 8일(한국시각)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오리올파크에서 열린 캔자스시티 로얄스와의 홈경기에 2번 좌익수로 선발 출전, 5타수 2안타를 기록하며 지난 4일 뉴욕 양키스전 이후 4일만에 시즌 8호 멀티히트 게임을 기록했다. 이날 활약으로 김현수의 시즌 타율은 3할7푼8리(75타수 28안타)로 약간 올랐다. 볼티모어 역시 9대1로 '디펜딩챔피언' 캔자스시티를 제압하고 3연승을 내달렸다.

이 경기를 통해 김현수는 시즌초반 의기소침했던 모습에서 완전히 벗어나 자신감을 회복했음을 보여줬다. 김현수는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구단으로부터 마이너리그행을 제의받았고, 이에 대응해 자신에게 주어진 권리인 '마이너리그 거부권'을 행사했다. 그러나 홈개막전에서 팬들로부터 야유를 받았고, 출장 기회도 좀처럼 얻지 못하면서 자신감을 잃어버렸다.

하지만 이후 조금씩 주어진 기회에서 정확한 타격 능력을 과시하며 점차 자신의 입지를 넓혀나갔다. 이제 김현수는 '2번-좌익수' 주전 자리를 거의 확보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6월들어 5경기에 선발 2번타자로 나왔고, 그때마다 안타를 쳤다. 이러한 입지 상승의 파급력은 김현수의 자신감 넘치는 스윙에 그대로 담겨나왔다. 김현수는 초반 두 타석에서 연타석 안타로 손쉽게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이어 6회와 8회에는 비록 외야수에게 잡히긴 했지만, 호쾌한 스윙으로 타구를 멀리 날려보냈다.

1회말 무사 1루 때 첫 타석을 맞이한 김현수는 상대 우완 선발 요다노 벤투라를 상대해 2구째 시속 97마일(약 156㎞)짜리 빠른 공을 밀어쳐 좌전 안타로 만들었다. 상대 내야진이 1루쪽으로 이동한 상태의 시프트를 썼는데, 그 틈을 노려 3루쪽으로 절묘하게 밀어쳤다. 1루에 나간 김현수는 후속 타자들의 연속 2루타 때 홈까지 들어와 시즌 10번째 득점에 성공했다.

이어 김현수는 5-0으로 앞선 2회말 1사 후 다시 타석에 나와 또 안타를 쳤다. 이번에는 볼카운트 2S의 불리한 상황에서 벤투라가 던진 3구째 시속 84마일(약 135㎞)짜리 커브를 절묘한 타이밍에 받아쳐 우중간 외야로 날렸다. 1회와 2회에 연타석 안타로 멀티히트를 완성한 것.

이 두 개의 안타는 김현수가 이제 확신을 갖고 자신의 능력을 펼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1회 좌전안타는 강속구와 시프트에 위축되지 않고 빠른 배트스피드로 타구를 좌측으로 보내 만든 것이다. 또 두 번째 타구는 불리한 볼카운트에서도 커브 타이밍을 정확히 노려 우중간 쪽으로 보낸 정타였다. 배트 스피드와 구질에 따른 배트 콘트롤로 타구 방향을 조정하는 김현수의 장점이 그대로 드러난 장면이었다.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매니 마차도(왼쪽)와 캔자스시티 로얄스 선발 요다노 벤투라(오른쪽)가 8일(한국시각)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오리올파크에서 열린 맞대결 도중 싸움을 벌여 벤치 클리어링을 유발했다. ⓒAFPBBNews = News1
멀티히트를 달성한 김현수는 이후 세 번의 타석에서는 안타를 추가하지 못했다. 그러나 눈여겨볼 장면들은 있었다. 5회말 2루수 땅볼로 물러난 김현수는 6회말 선두타자 애덤 존스의 솔로홈런 이후 다시 타석에 나왔다. 상대는 대만 출신 왕치엔밍. 김현수는 볼카운트 1B2S에서 4구째 시속 81마일(약 130㎞)짜리 스플리터를 잘 받아쳤다. 그러나 마지막 임팩트가 약간 부족했는지 중앙 펜스 앞쪽에서 중견수에게 잡혔다.


8회 마지막 타석은 더욱 아쉬웠다. 피터 모일런을 상대한 김현수는 볼카운트 1S에서 2구째 87마일(약 140㎞)짜리 싱커를 풀스윙으로 잡아당겼다. KBO리그에서 보여줬던 빠른 배트 스피드를 앞세운 스윙이었다. 타구가 제대로 걸렸다. 하지만 타격 포인트가 약간 앞쪽에서 이뤄지는 바람에 타구 방향이 우측으로 쏠렸다. 결국 파울 폴 우측으로 살짝 벗어나며 '파울 홈런'이 되고 말았다. 방향이 약간만 좌측으로 갔다면 그대로 홈런이었다.

상대 투수의 간담을 서늘하게 한 김현수는 다시 타석에 나와 이번에는 밀어치는 기술을 보였다. 모일런이 다시 던진 싱커를 강하게 찍어쳤는데, 이번에도 힘이 약간 덜 실린 탓에 좌익수에게 잡혔다. 비록 장타로 이어지진 않았지만 후반 두 개의 타구는 김현수가 자신있게 풀스윙을 하면서도 자유자재로 밀어치고 당겨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한편, 이날 경기에서는 벤치클리어링이 나왔다. 5회말 사구를 맞은 볼티모어 마차도가 상대 선발 벤투라와 격투를 벌이며 벤치클리어링이 시작됐다. 주먹을 휘두른 마차도와 벤투라는 퇴장됐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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