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틴'의 배트에 걸린 타구가 유격수의 글러브를 벗어나 외야로 굴러갔다. 2루에 있던 하주석이 전력 질주끝에 홈을 밟은 순간, 관중들은 승리의 희열을 만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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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근우는 '캡틴'이자 '해결사'였다. 올해 한화가 거둔 두 번의 끝내기 승리는 모두 정근우가 만들어낸 것이었다. 지난 4월28일 대전 KIA전에서 팀의 시즌 첫 끝내기 승리의 결승타를 날린 정근우는 이날도 끝내기 안타를 쳤다. 시즌 11호이자 통산 957호, 정근우 개인으로서는 11번째다.
반면, LG는 선발 우규민이 8이닝 1실점으로 역투한 데 이어 0-1로 뒤지던 9회초 한화 마무리 정우람을 상대로 유강남이 동점 적시타를 날리며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갔으나 마무리 임정우가 뼈아픈 실점을 하며 2연승의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그러나 7회말 한화가 균형을 깼다. 2사후 하주석이 우규민의 초구 체인지업(126㎞)을 잡아당겨 우측 담장을 넘겼다. 이어 한화는 권 혁(1⅓이닝 1안타 무실점)-송창식(⅔이닝 퍼펙트)이 8회까지 무실점하며 승리를 굳히는 듯 했다.
하지만 9회초에 나온 마무리 정우람이 흔들렸다. 선두타자 채은성에게 볼넷, 희생번트 후 다시 볼넷을 허용해 1사 1, 2루에 몰렸다. 여기서 유강남에게 동점타를 맞았다. 그러나 정우람은 다시 집중력을 되찾고 오지환과 박용택을 삼진과 내야 뜬공으로 처리했다. 연장 10회초에도 삼진 2개를 곁들여 삼자범퇴로 막았다.
정우람이 안정되자 타선도 힘을 냈다. 연장 10회말 선두타자 하주석의 우전안타에 이어 차일목이 페이크 번트 슬래시로 좌전안타를 날려 무사 1, 2루가 됐다. 여기서 대타 조인성이 다시 페이크 번트 슬래시를 쳤으나 안타성 타구가 본능적으로 점프한 유격수 오지환의 글러브에 들어가버렸다. 다행히 주자는 모두 살았다.
1사 1, 2루에 정근우가 나왔다. 정근우는 1B1S에서 우규민의 직구를 받아쳐 유격수 우측으로 굴렸다. 오지환이 잡지 못하는 타구였다. 공이 외야로 굴러갔고, 홈으로 중계되기 전에 하주석이 홈베이스를 밟아 경기를 끝냈다.
승리를 이끈 정근우는 "초구 슬라이더 이후 커브가 들어왔는데 각이 정말 좋아서 직구 아니면 못치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직구가 가운데로 몰렸다"며 끝내기 안타를 친 비결을 밝혔다. 이어 "하주석 등 선수들이 좋은 기회를 만들어줬기 때문에 끝내기를 할 수 있던 것 같다. 또 정우람이 추가실점을 하지 않아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고 생각한다. 어려운 경기에 이겼기 때문에 더 좋은 결과가 나올거라 믿는다"고 말했다.
대전=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