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별로 할 일이 없어. (끝나고)만세만 하면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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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김 감독이 할 일이 없어진 건 아니다. 여전히 김 감독은 팀의 수장으로서 최종 결정권을 굳건히 쥐고 있다. 기본적으로 경기 운영은 감독의 몫이다. 하지만 이전에 비해 많은 변화가 생긴 것도 사실이다. 많은 야구인들이 허리디스크 수술 시점 이후로 김 감독의 경기 운영 스타일이 달라졌다고 보고 있다.
그러다보니 시즌 초반에는 거의 매일 밤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했다. 선수들의 부상과 컨디션 난조 등으로 비롯된 악재속에서 팀을 이기게 만드는 방법을 찾기 위해서였다. 늘 고독하게 스스로를 다그쳐왔다. 당시 덕아웃의 김 감독은 늘 수심에 찬 표정으로 홀로 기록지와 수첩을 보며 방법을 찾곤 했다. 간혹 김광수 수석코치와 몇 마디 나눌 뿐이었다. 하지만 결과는 계속 좋지 못했다. 그렇게 쌓인 스트레스와 피로는 결국 허리 디스크 부분 파열로 이어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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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랬던 김 감독과 덕아웃의 풍경이 이제는 달라졌다. 복귀 이후 김 감독은 더 이상 고독해보이지 않는다. 이제 그의 곁에는 현역시절 일세를 풍미했던 젊은 보좌관들어 우뚝 서 있다. 한국 우완정통파 에이스의 계보를 이은 '20승 투수' 출신의 정민태 코치와 LG, SK에서 김 감독에게 사사한 '캐넌히터' 김재현 코치, 그리고 한화 프랜차이즈 스타였던 신경현 코치가 버티고 있다.
이들은 이전에 비해 한결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김 감독과 소통하고 있다. 김 감독은 요즘 코치들의 보고와 건의를 들은 뒤 이를 적절히 선택하며 팀을 이끈다. 지난 10일과 11일 LG전에 송은범-송신영을 선발로 기용한 것이 대표적이다. 당시 선발 결정에 관해 김 감독은 "로저스 선발 자리가 비었는데, 정민태 코치가 송신영이 좋다고 해서 믿었다. 다만 송신영을 10일에 내자고 하길래, 3연전의 첫머리가 중요하니까 송은범을 먼저 투입하는 걸로 바꿨다"고 밝혔다.
코치의 말을 일단 믿고, 여기에 본인의 판단력을 적절히 가미해 최종 결론을 도출한 것이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결과는 1승1패였지만, 송은범은 6이닝 무실점, 송신영은 4⅓이닝 1실점으로 잘 던졌다.
이런 식으로 코치들과 소통하며 김 감독은 혼자 짊어졌던 무거운 짐을 조금은 내려놓은 듯 하다. 덕아웃에서 전에 없이 환하게 웃고, 박수를 치며 선수들과 하이파이브는 물론 포옹까지 하는 김 감독의 모습은 어쩌면 젊은 코치들과 고민을 나눈데서 오는 홀가분함 때문일 수도 있다.
김 감독이 돌아온 후 한화는 21경기에서 14승6패1무(승률 7할)를 거뒀다. 최근 16경기에서는 13승3패(승률 8할1푼3리)로 훨훨 날아 탈꼴찌를 눈앞에 두고 있다. 분명 이런 상승세에는 김 감독과 젊은 코칭스태프 간에 생긴 긍정적 관계 변화도 크게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이제 김 감독은 더 이상 혼자서만 고민하지 않는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