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메즈 '맨손 타격', 부상방지 두 가지 노하우

기사입력 2016-06-17 21:23


고메즈가 타격을 한 뒤 2루 베이스를 밟고 있는 장면. 그의 손가락을 자세히 보면 보호 장갑 대신 세 손가락의 테이핑을 한 것을 알 수 있다.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6.05.17

SK 헥터 고메즈의 타격 장면을 보면 확실히 인상적인 부분이 있다.

웬만한 야구 팬이라면 알고 있는 부분. 타격용 장갑을 전혀 착용하지 않는다.

한마디로 '맨손 타격'을 한다.

그는 도미니카 공화국에서 8세 때 야구를 시작했다. 그의 아버지가 메이저리그 코치 출신이고, 형과 동생들도 메이저리그 코치를 지내고 있는 야구 가족이다.

고메즈는 17일 롯데전을 앞두고 "야구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이후 보호 장갑을 낀 적이 없다"고 했다.

즉, 야구를 시작한 이후 모든 경기에서 '맨손 타격'을 했다는 의미다.

야구에서 손은 매우 중요하다. 특히, 타자들에게 손가락이 찢어지거나 골절을 당하는 것은 치명적이다. 주루 플레이에서도 손 부상이 많이 나오지만, 타격할 때도 그렇다.

140~150㎞의 강력한 속구에 방망이를 힘껏 돌리면 손에 전해지는 통증과 충격이 엄청나다. 때문에 현대 야구에서 타격 보호 장갑은 필수다. 게다가 주루 시에는 타격 장갑을 벗고, 주루에 적합한 장갑을 바꿔 낀다.


하지만 고메즈는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는다.

왜 고메즈는 장갑을 끼지 않는 걸까.

그는 "맨손으로 타격하면 방망이와 느끼는 감각을 온전히 유지할 수 있다. 이런 감각을 느끼는데 매우 유리하다"며 "타격 밸런스에도 민감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보호장갑을 절대 끼지 않는다"고 했다.

이 부분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여전히 의문은 남아있다. 급격히 높아지는 부상 위험성이다.

여기에 대해 고메즈는 두 가지 조치를 취하고 있다. 타격과 주루 시를 구분해서 본인의 노하우를 설명했다.

일단 타격 때 장갑은 끼지 않지만, 세 손가락의 특정 부분에 테이핑을 한다. 새끼손가락과 약지를 제외한 세 손가락이다. 그는 "가끔 타격을 할 때 피가 나는 경우가 있다. 이 부분을 방지하기 위해서다"라고 했다.

보호 장갑 대신 세 손가락 테이핑을 대용품으로 삼았다.

그리고 주루를 할 때 일정한 버릇을 추가했다. 그는 손가락을 약간 구부리면서 "베이스에 슬라이딩을 할 때 남들처럼 손가락을 쭉 펴지 않고, 약간 구부리며 손가락을 보호한다"고 했다. 손가락을 쭉 편 채 슬라이딩을 할 경우 베이스에 걸려 손가락이 골절되거나 타박상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분명, 보호장갑을 착용하지 않는 고메즈의 손은 타고난 부분이 있다. 하지만, 혹시 모를 부상에 대해서 고메즈는 나름의 두 가지 방법을 통해 방어책을 세우고 있다. 부산=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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