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 승-오승환 패. 동갑 절친 맞대결의 엇갈린 희비

기사입력 2016-06-19 11:35


동갑내기 코리안 메이저리거들의 희비가 크게 엇갈렸다. 텍사스 레인저스의 추신수(34)는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반면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오승환은 안타를 내주며 실점까지 했다. 그런데 하필 오승환이 안타를 얻어맞은 상대가 추신수였다.


◇텍사스 레인저스 추신수가 멀티히트로 팀의 역전승을 이끌었다. 19일(한국시각)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원정경기에 1번 우익수로 선발 출전한 추신수가 8회초 2사후 오승환을 상대로 안타를 치고 나간 뒤 후속타자의 2루타 때 3루에 안착하는 모습. ⓒAFPBBNews = News1
이들의 맞대결은 19일(한국시각)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렸다. 세인트루이스의 홈구장으로 텍사스가 방문해 열린 경기. 여기서 추신수는 1번 우익수로 선발 출전했다. 그리고 4타수 2안타 1볼넷 1타점 1득점으로 '리드오프'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소화해냈다. 특히 두 번째 안타가 역전의 시발점이 된 8회 오승환으로부터 뽑아낸 것이었다. 득점도 9회 동점을 만든 밀어내기 득점이었다. 텍사스는 지고 있다가 추신수의 활약에 힘입어 4대3으로 역전승을 거뒀다.

반면 오승환은 3-0으로 앞선 8회에 등판했으나 2안타에 폭투, 그리고 실책으로 2점이나 내줬다. 그나마 리드를 계속 이어간 덕분에 시즌 12번째 홀드는 올렸지만, 뒷맛이 개운치 않았다. 오승환의 공식 기록은 1이닝 2안타 2실점(1자책). 평균차잭점은 종전 1.56에서 1.78로 약간 높아졌다.

추신수는 첫 타석부터 좋은 타격감을 보였다. 전날 안타를 치지 못하며 시즌 전경기 출루 기록이 날아갔던 추신수는 1회초 선두타자로 나와 상대 선발 카를로스 마르티네즈로부터 우전안타를 쳤다. 볼카운트 1B2S의 불리한 상황에서 4구째로 들어온 시속 98마일(약 158㎞)의 무서운 강속구를 받아쳐 우측 외야로 보냈다.

이어 추신수는 후속 이안 데스몬드의 볼넷으로 2루에 까지 걸어났다. 하지만 1회 득점 기회는 날아갔다. 1사 후 애드리안 벨트레까지 사구로 출루해 만루 기회가 됐지만, 4번 프린스 필더가 유격수 앞쪽으로 병살타를 치는 바람에 추신수는 홈에 들어오지 못했다. 3회초 1사 후 나온 두 번째 타석에서는 2루수 앞 땅볼로 물러난 추신수는 6회에 다시 선두타자로 나와 투수앞 땅볼에 그쳤다. 이때까지는 세인트루이스가 3-0으로 앞서가며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었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필승계투 오승환이 2점이나 허용했다. 오승환은 19일(한국시각)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텍사스 레인저스와의 홈경기 때 3-0으로 앞선 8회초 등판했다. 그러나 2사후 동갑내기 친구인 추신수에게 안타를 허용하면서부터 흔들렸다. 결국 1이닝 동안 3안타 1폭투로 2실점(1자책)했다. 하지만 역전까지는 허용하지 않아 시즌 12번째 홀드를 달성했다. 8회초 역투하는 오승환. ⓒAFPBBNews = News1
그러나 8회초에 상황이 돌변했다. 텍사스 타선을 상대로 7이닝을 4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잘 막은 선발 마르티네즈가 강판되고 승리를 굳히기 위해 필승조 오승환이 투입됐다. 오승환은 선두타자인 로빈슨 치리노스를 6구 만에 파울팁 삼진으로 잡아낸 뒤 대타 미치 모어랜드도 6구 승부끝에 88마일짜리 슬라이더로 삼진처리했다.

가볍게 아웃카운트 2개를 늘린 오승환은 드디어 동갑내기 친구인 추신수를 만났다. 여기서부터 일이 꼬였다. 추신수는 2S에서 오승환의 3구째 94마일(151㎞)짜리 포심패스트볼을 받아쳐 중전안타를 쳤다. 이어 후속 타자 데스몬드가 역시 오승환의 포심 패스트볼(93마일)을 받아쳐 우전 2루타를 날렸다. 추신수는 홈까지 들어오진 못하고 3루에 멈춰섰다.

2사 2, 3루 상황. 여기서 오승환답지 않게 폭투가 나왔다. 노마 마지라를 상대하다가 볼카운트 2B에서 던진 3구째 슬라이더가 뒤로 빠진 것. 결국 추신수가 쉽게 홈을 밟았다. 상황은 계속 꼬였다. 마지라를 4구째에 1루수 땅볼로 유도했는데, 세인트루이스 1루수 맷 아담스가 실책을 범해 데스몬드까지 홈에 들어왔다. 결국 코치가 마운드에 올라왔다. 오승환은 다음타자 벨트레에게도 좌전안타를 맞았으나 필더를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한 채 간신히 이닝을 마쳤다. 오승환은 1이닝 동안 총 26개의 공을 던져 3안타 2실점(1자책)했다.


오승환을 상대로 2점을 뽑은 텍사스는 결국 9회에 마무리투수 트레버 로젠탈을 공략해 역전에 성공했다. 추신수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 1사 만루에서 바뀐 투수 케빈 시그리트를 만난 추신수는 풀카운트 승부끝에 볼넷을 골라냈다. 이 덕분에 텍사스는 밀어내기 득점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추신수의 시즌 4번째 타점 기록이었다. 계속된 1사 만루에서 데스먼드가 좌익수 희생플라이를 날려 역전 결승점을 뽑았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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