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갑내기 코리안 메이저리거들의 희비가 크게 엇갈렸다. 텍사스 레인저스의 추신수(34)는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반면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오승환은 안타를 내주며 실점까지 했다. 그런데 하필 오승환이 안타를 얻어맞은 상대가 추신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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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수는 첫 타석부터 좋은 타격감을 보였다. 전날 안타를 치지 못하며 시즌 전경기 출루 기록이 날아갔던 추신수는 1회초 선두타자로 나와 상대 선발 카를로스 마르티네즈로부터 우전안타를 쳤다. 볼카운트 1B2S의 불리한 상황에서 4구째로 들어온 시속 98마일(약 158㎞)의 무서운 강속구를 받아쳐 우측 외야로 보냈다.
이어 추신수는 후속 이안 데스몬드의 볼넷으로 2루에 까지 걸어났다. 하지만 1회 득점 기회는 날아갔다. 1사 후 애드리안 벨트레까지 사구로 출루해 만루 기회가 됐지만, 4번 프린스 필더가 유격수 앞쪽으로 병살타를 치는 바람에 추신수는 홈에 들어오지 못했다. 3회초 1사 후 나온 두 번째 타석에서는 2루수 앞 땅볼로 물러난 추신수는 6회에 다시 선두타자로 나와 투수앞 땅볼에 그쳤다. 이때까지는 세인트루이스가 3-0으로 앞서가며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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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볍게 아웃카운트 2개를 늘린 오승환은 드디어 동갑내기 친구인 추신수를 만났다. 여기서부터 일이 꼬였다. 추신수는 2S에서 오승환의 3구째 94마일(151㎞)짜리 포심패스트볼을 받아쳐 중전안타를 쳤다. 이어 후속 타자 데스몬드가 역시 오승환의 포심 패스트볼(93마일)을 받아쳐 우전 2루타를 날렸다. 추신수는 홈까지 들어오진 못하고 3루에 멈춰섰다.
2사 2, 3루 상황. 여기서 오승환답지 않게 폭투가 나왔다. 노마 마지라를 상대하다가 볼카운트 2B에서 던진 3구째 슬라이더가 뒤로 빠진 것. 결국 추신수가 쉽게 홈을 밟았다. 상황은 계속 꼬였다. 마지라를 4구째에 1루수 땅볼로 유도했는데, 세인트루이스 1루수 맷 아담스가 실책을 범해 데스몬드까지 홈에 들어왔다. 결국 코치가 마운드에 올라왔다. 오승환은 다음타자 벨트레에게도 좌전안타를 맞았으나 필더를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한 채 간신히 이닝을 마쳤다. 오승환은 1이닝 동안 총 26개의 공을 던져 3안타 2실점(1자책)했다.
오승환을 상대로 2점을 뽑은 텍사스는 결국 9회에 마무리투수 트레버 로젠탈을 공략해 역전에 성공했다. 추신수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 1사 만루에서 바뀐 투수 케빈 시그리트를 만난 추신수는 풀카운트 승부끝에 볼넷을 골라냈다. 이 덕분에 텍사스는 밀어내기 득점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추신수의 시즌 4번째 타점 기록이었다. 계속된 1사 만루에서 데스먼드가 좌익수 희생플라이를 날려 역전 결승점을 뽑았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