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원준, 볼넷만 줄이면 국내 좌완 NO,1

최종수정 2016-06-19 00:42

두산 장원준이 김광현(SK) 양현종(KIA) 차우찬(삼성)과 비교할 때 가장 안정적인 피칭을 하고 있다. 스포츠조선 DB.

누가 최고인가.

류현진(LA 다저스)이 미국으로 떠난 뒤 끊임없이 이어지는 질문이다. 사실상 우투수 쪽에는 후보가 없다. 김인식 WBC 기술위원장도 앞선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서 "대표팀에 발탁할 오른손 투수가 부족하다"는 현실적인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렇다면 왼손이다. 후보는 4명이다.

김광현(SK 와이번스), 양현종(KIA 타이거즈), 차우찬(삼성 라이온즈), 그리고 장원준(두산 베어스)이다. 각 팀을 대표하는 간판 투수들. 그동안은 김광현의 어깨가 무거웠다. 믿고 쓰는 '일본 킬러'였다. 작년에는 평균자책점 1위에 오른 양현종에게 시선이 갔다. 썩 크지 않은 신장에도 타점이 높았다. 프리미어12는 차우찬의 독무대였다. 엄청난 삼진 능력을 발휘하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들에 비해 장원준은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롯데 시절을 포함해 최소 10승을 보장한다는 이미지만 있을 뿐 직구 스피드에서 밀렸다. 에이스라면 150㎞ 안팎의 빠른 볼을 던져야 한다는 명제에 가로막혔다. 하지만 올 시즌, 장원준이 다른 세 명을 앞질렀다. 여전히 상대적으로 윽박지르는 맛은 없지만, 가장 많은 승수를, 가장 낮은 평균자책점을 찍고 있는 건 그다.

장원준은 18일 현재 13경기에서 9승2패, 평균자책점은 3.09다. 니퍼트 보우덴(이상 두산) 신재영(넥센 히어로즈)과 함께 다승 부문 공동 선두, 평균자책점은 신재영(2.95)에 이어 2위다. 2004년 프로에 뛰어든 그의 한 시즌 최다 승수는 2011년 15승이다. 평균자책점도 그 해 기록한 3.14가 커리어 하이다. 지금 페이스라면 올해를 최고의 시즌으로 갈아치울 수 있다.

그는 그간 약했던 삼성을 상대로도 더할 나위 없는 피칭을 했다. 삼성은 2014시즌 2경기에서 1패 평균자책점 6.10을 기록한 팀이다. 지난해에는 4경기에서 2승2패 6.23을 기록했다. 하지만 18일 선발 등판해 6⅔이닝을 5안타(1홈런) 1실점으로 막았다. 115개의 공을 던지는 동안 삼진은 2개였지만 완급조절을 앞세워 팀이 승리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최고 시속 145㎞ 직구, 이보다 30㎞ 느린 커브를 원하는 곳에 뿌리며 승리를 챙겼다.


7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KBO리그 kt 위즈와 두산 베어스의 주중 3연전 첫 번째 경기가 열렸다. 두산이 kt를 상대로 9대1 승리 했다. 경기 종료 후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는 장원준.
수원=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6.06.07
장원준은 올해 4자책 이상 경기가 두 번 밖에 없다. 4월10일 잠실 넥센전 6⅔이닝 4실점, 5월6일 잠실 롯데전 5이닝 4실점이다. 반면 시즌 성적이 6승7패 평균자책점 3.51의 김광현은 4월1일 인천 kt전(4⅔이닝 7실점) 6월11일 인천 NC전(5이닝 7실점) 등 7실점 경기만 두 번이다. 2승7패 3.66의 양현종도 5월19일 잠실 두산전 4⅔이닝 7실점, 5월25일 대구 삼성전 5이닝 6실점(5자책)이다. 3승4패 4.98의 차우찬은 가래톳 부상으로 한 동안 1군 엔트리에서 빠져 비교 자체가 안 된다.

다만 장원준이 확실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볼넷을 줄여야 한다. 그는 13경기에서 81⅔이닝을 던지면서 볼넷이 41개다. 몸에 맞는 공(6개)까지 포함한 사4구는 47개로 한 시즌 개인 최다 사4구를 새로 쓸 기세다. 그 역시 지난 7일 수원 kt전에서 6⅔이닝 3안타 4볼넷 1실점으로 시즌 8승에 성공한 뒤 "기분이 썩 좋지 않다. 볼넷이 너무 많다"고 아쉬워했다. "좀 더 안쪽에 넣어야 하는데 이상하게 살짝 살짝 빠진다"는 설명이었다.


그래도 최근 2경기에서는 볼넷이 뚝 떨어졌다. 12일 잠실 롯데전 8이닝 7안타 무사4구 2실점(1자책), 이날 삼성전도 6⅔이닝 동안 내준 볼넷은 2개다. 영점이 좀더 세밀하게 잡혔다고 볼 수 있다. 앞으로 더 잘 던질 수 있다는 얘기다. 투구 밸런스, 볼 끝, 변화구 구사 능력, 위기 관리 능력 등에 호평이 쏟아지는 만큼 주자만 공짜로 내보내지 않으면 된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