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과 NC가 무서운 속도로 승수를 쌓으며 2강 체제를 확고히 하고 있다. 왼쪽부터 NC 이종욱, 김경문 감독, 김태형 감독, 김재호. 스포츠조선 DB.
2009년 KIA 타이거즈와 SK 와이번스는 페넌트레이스 최종전까지 피 말리는 승부를 펼쳤다. KIA가 일찌감치 우승을 확정한 듯 했지만, SK가 파죽의 19연승을 달리며 거센 추격을 했다. 결국 최희섭, 김상현을 앞세운 KIA가 정규시즌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SK가 80승6무47패(0.602), KIA는 81승4무48패(0.609)였다. 두 팀은 한국시리즈에서도 7차전까지 가는 혈투를 벌이며 야구팬을 즐겁게 했다. 영원히 회자될 명승부다.
올해도 2009년과 비슷한 분위기가 난다. 단독 선두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는 디펜딩 챔피언 두산 베어스, 시즌 전부터 강력한 우승 후보로 거론된 NC 다이노스가 막강한 '2강' 체제를 구축했다. 20일 현재 두 팀의 승차는 3.5게임. 두산이 47승1무18패, 5경기를 덜 치른 NC가 41승1무19패다. 두산은 6월 들어서도 7할 승률을 유지하고 있지만 NC가 미친 경기력으로 15연승을 달리며 압박하고 있다. 특별한 약점을 찾기 힘든 두팀의 전력을 비교 분석해 봤다.
두산이 2년 연속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원동력 중 하나는 모범 FA 장원준의 존재다. 스포츠조선 DB.
NC도 박석민이 가세하며 역대급 중심 타선을 구축했다. 스포츠조선 DB.
에이스 4명 vs 거포 4명
두산의 최대 장점은 선발진이다. 다승 부문 공동 선두(9승)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4명의 투수 가운데 3명이 두산 소속이다. '효자 외인'으로 불리는 더스틴 니퍼트, 보스턴 레드삭스 특급 유망주 출신 마이클 보우덴, 84억 몸값을 톡톡히 하고 있는 장원준까지. 지난해 18승을 거둔 유희관도 7승1패로 다승 공동 6위다.
이들 4명은 타고투저 흐름 속에서 전원이 3점대 평균자책점을 찍고 있다. 장원준이 3.09, 보우덴이 3.56, 니퍼트가 3.63, 유희관이 3.93을 기록하고 있다. 또 이닝 소화 능력도 출중해 기본적으로 6이닝 이상을 던져 준다. 일각에서는 투구수가 많다고 지적하지만, 선수 본인이 더 던지겠다고 자청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두산 마무리 이현승은 "우리 팀이 잘 나가는 이유는 단순하다. 허준혁을 포함한 5명의 선발진이 안정돼 있고 나갈 때마다 팀이 이길 수 있는 피칭을 한다"고 했다. 다만 선발 순선가 우-우-좌-좌-좌로 붙어 있다. 니퍼트-보우덴-허준혁-장원준-유희관이 차례로 등판하고 있다. 이럴 경우 상대가 니퍼트 뒤 보우덴을 다소 편하게 느낄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한용덕 수석코치는 "앞으로 우천 취소가 될 경우 로테이션에 변화를 줄 것"이라고 했다.
NC는 중심 타선이 역대급이다. 나성범, 테임즈, 이호준, 박석민 등 누가 4번을 쳐도 이상할 것 없는 KBO리그 간판 거포들이 3~6번에 배치돼 있다. 이들은 올 시즌 타율 3할-30홈런-100타점을 나란히 작성할 기세다. 20일 현재 나성범이 타율 3할5푼5리에 14홈런-64타점, 테임즈가 3할7푼6리 -21홈런-60타점, 이호준이 3할3푼-12홈런-49타점, 박석민이 3할3푼2리-12홈런-55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NC는 지금의 페이스라면 한 시즌 구단 최다 타점 기록을 새로 쓸 수 있다. 61경기에서 387타점을 수확하면서 산술적으로 144경기 913타점이 가능하다. 이는 지난해 넥센이 작성한 이 부문 기록 855타점을 훌쩍 뛰어 넘는 수치. 또한 한 시즌 팀 최고 타율, 팀 최다 득점, 팀 최다 안타 등도 새로 쓸 공산이 크다.
끝내기 안타를 치고 축하를 받는 민병헌. 스포츠조선 DB.
구단 최다 연승 기록을 '15'로 늘린 NC 선수들. 스포츠조선 DB.
약점은 있나. 믿고 쓰는 '킬러'들.
전문가들은 두 팀의 2강 체제가 당분간 깨지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하고 있다. 가장 중요하다는 '기싸움'에서 절대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두산은 역전승이 24차례로 이 부문 1위다. 선취점을 내줘도 쫓기는 기색이 없다. '화요일 전승' 기록이 이를 방증한다. 11연승으로 KBO리그 이 부문 기록을 세웠으나, 돌이켜보면 순탄하게 화요일 경기를 잡은 적은 없다. 대표적인 경기가 5월 10일 인천 SK 와이번스전이다. 6회까지 3-7로 뒤지다가 11대7로 뒤집었다. 지난 14일 광주 KIA전에서도 8회까지 4-6으로 끌려갔으나 9회 4점을 내 8대6으로 승리했다.
NC도 마찬가지다. 7회까지 뒤진 경기를 벌써 6번이나 잡아내며 이 부문 1위에 올라있다. 지난 14일로 시계를 돌려 보자. NC는 잠실 LG전에서 7회까지 1-4로 끌려갔다. 8회초 1점을 추격했지만 8회말 곧장 2점을 내줬다. 하지만 9회 무려 8점을 뽑았다. 끝나지 않는 공격 이닝이었다. 그 보다 이틀 전인 12일에도 그랬다. 인천 SK전에서 6회까지 1-7로 뒤졌다. 그런데 7회에 4득점해 5-7을 만들더니 8회 무려 6점을 기록하면서 대역전승을 거뒀다. 상대는 5점 이상 앞서고 있어도 안심하지 못한다.
이런 두 팀의 약점은 역시 마운드 쪽이다. 두산은 불펜, NC는 선발이다. 두산은 정재훈, 이현승 등 두 베테랑의 어깨가 너무 무겁다. 관리가 필요하다는 말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현재 불펜 자원 중 타이트한 상황에서 쓸 수 있는 투수는 윤명준 뿐이다. NC는 에이스 해커가 부상으로 빠진 데다 확실한 4~5선발이 없다. 정수민이 기대 이상으로 잘해주고 있지만 5인 선발 로테이션이 구축됐다고 보기 힘들다. 그나마 이태양이 좋아지고 있는 점은 고무적이다.
나머지 8개 팀을 제치고 승수를 쌓고 있는 두산과 NC는 28~30일 잠실에서 격돌한다. 앞선 6경기에서는 3승3패로 팽팽히 맞섰다. 두산이 믿는 건 NC 킬러 장원준이다. 그는 올 시즌 NC전 2경기에 등판해 2승, 평균자책점 2.84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도 2경기 1승1패, 2.77의 평균자책점을 찍었고, 롯데 시절인 2014년에는 4경기에서 1승1패, 1.04를 기록했다. NC는 최근 3년 간 테임즈(0.386) 나성범(0.347)이 두산전에서 좋았다. 박석민도 올해 NC 유니폼을 입고 두산전 6경기에 나서 타율 3할8푼1리, 8타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