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분석]막강 '2강' 두산·NC, 외인 성품부터 다르다

기사입력 2016-06-20 23:36


두산 외국인 선수 닉 에반스(왼쪽)과 마이클 보우덴. 사진제공=두산 베어스

'2강' 두산 베어스와 NC 다이노스의 힘은 역시 수준급 외국인 선수에게서 나온다.

NC는 지난해 정규시즌 2위를 이끈 에릭 테임즈, 에릭 헤커, 재크 스튜어트와 재계약했다. 두산은 6년째 KBO리그에서 뛰고 있는 더스틴 니퍼트에다 마이클 보우덴, 닉 에반스를 영입해 두터운 전력을 만들었다.

보우덴과 에반스는 전지훈련 당시 '시범경기 때 퇴출될 수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2차 스프링 캠프 기간에 열린 일본팀과의 연습경기에서 쩔쩔맸다. 하지만 상황이 180도 달라졌다. 김태형 감독을 포함해 코칭스태프, 선수들 모두 '복덩이'라고 말한다.

보우덴은 20일 현재 다승 공동 1위다. 13경기에서 9승2패, 3.56의 평균자책점을 기록 중이다. 그는 스카우팅 리포트 대로 볼넷은 적고 삼진은 많다. 9이닝당 볼넷은 2.07개, 삼진은 8.50개다. 기본적으로 몸쪽 승부를 할 줄 안다. 에반스는 57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 14홈런, 40타점을 기록했다. 시즌 초 극도로 부진했고 한 동안 1군에 없었지만 예상보다 빨리 타율을 끌어 올렸다. 또 장타를 어렵지 않게 때리며 타점을 쓸어 담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이들에 대한 두산 선수들의 평가다. 동료들은 에반스는 '인성왕', 보우덴은 '성실왕'이라며 엄지를 치켜세운다. 두산 통역 김용환씨는 "야구에 대한 예절이 아주 바른 선수가 에반스다. 상대를 자극하는 일을 가장 싫어하고 그라운드에서 항상 겸손하다"며 "연습할 때나 경기할 때 표정 변화가 거의 없다. 2군 통보를 받고도 흥분하지 않고 당연한 절차로 받아들이고, 반드시 자신의 실력을 되찾아 온다는 말을 하더라"고 했다.

보우덴은 철저한 루틴으로 귀감이 된다. 유산소 운동, 밸런스 운동을 게을리 하지 않고, 불펜 피칭을 할 때도 "이 공에 스윙할 것 같냐"고 반드시 물어본다. 유필선 두산 전력분석팀 차장은 "모든 투수가 선발 등판하는 날이면 오후 늦게 출근한다. 그런데 보우덴은 평소처럼 나와 준비한다"며 "야수들이 타격 훈련하는 사이, 외야에서 그 공을 잡기까지 한다"고 했다. 이에 보우덴은 "외야 타구를 잡으며 몸을 움직여 긴장을 푼 뒤 경기 준비를 하는 것이 나의 첫 번째 루틴이다. 땀을 좀 흘려야 한다"며 "주위에서 성실하다고 평가해줘 고맙고 행복하다. 늘 팀이 승리하고 우승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NC 테임즈가 홈런친 뒤 김태군과 세리머니를 하는 모습. 스포츠조선
지난해 정규시즌 MVP 테임즈는 에반스 이전에 모든 구단이 인정한 노력파, 성실파다. 그는 원정경기에서 안타를 때리지 못하면 창원 마산구장에서 분이 풀릴 때까지 스윙을 한다. 보통 새벽에 도착하기 마련인데, 그 때도 실내 연습장으로 이동해 배팅 머신의 공을 때린다. 또한 그는 누구보다 빨리 야구장에 출근한다.

테임즈를 곁에서 오래 지켜본 구단 관계자는 "남들보다 1시간 빨리 나온다고 보면 된다. 실내 연습장에서 먼저 방망이를 돌리고 이후 다른 선수들과 함께 그라운드에서 공식 훈련을 한다"고 했다. 이어 "특이한 점은 배팅 머신의 위치다. 머신을 앞으로 끌고와 그 거리에서 공을 때린다"며 "과연 그 공을 칠 수 있을까 싶은데, 친다. 테임즈가 KBO리그에서 성공하는 건 남다른 노력 때문이다"고 했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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