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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찌라는 단어가 갖는 상징성은 대단하다. 처참함, 허탈감, 분노, 짜증이 뒤섞인다. 몇년전까지는 만년 꼴찌 한화, 지난해는 신생팀 kt, 올해 5월까지만 해도 충격의 끝을 보여준 한화가 있어 나머지팀들은 최악은 면했다. 최근 들어 양상이 급변했다. 한화가 치고 올라오고, 삼성과 KIA가 끝모를 부진에 빠지고 kt의 동력이 거의 꺼지면서 4팀이 뒤엉키고 있다. 이들 4팀은 1게임 차로 꼴찌 피하기 육박전을 진행중이다. 7위 삼성과 8위 KIA는 공동 최하위인 kt-한화에 1게임차로 앞서 있다. 매일 새로운 꼴찌가 나올 수 있다.
4팀의 공통 고민은 마운드다. 선발야구가 안된다. 가장 큰 충격에 빠진 팀은 삼성이다. 최근 5년간 페넌트레이스 1위에 빛나는 삼성이다. 나쁜 흐름이 겹치고 겹쳤다. 장원삼과 윤성환이 최근 4경기에서 각각 3패만을 안았다. 삼성은 이들이 출전한 최근 8경기에서 8전전패를 기록했다. 외국인선수 3명은 모두 2군에 있다. 돌아올 기약도 없다. 구자욱 조동찬인 빠진 타선의 응집력도 예전의 파괴력을 떠올리기엔 1년전이 꿈만같다.
한화는 정근우 이용규 김태균 로사리오로 이어지는 강한 상위타선이 버티고 있지만 하위타선이 상대적으로 허술하다. 선발 마운드는 붕괴직전이다. 박정진을 선발로 내세울 정도다. 로저스는 팔꿈치 부상에서 올 기미가 없다. 새로 영입한 카스티요의 활약에 기대를 걸고 있다. KIA는 최근 타선 집중력이 떨어지고, 선발진과 불펜이 동시에 무너졌다. 선발은 윤석민과 임준혁이 부상 여파로 목표치를 채워주지 못하고 있다. 윤석민의 복귀일정도 아직은 미정이다. 양현종은 올시즌 2승7패다. 승운이 따르지 않고, 때로는 본인 스스로 경기를 망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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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게임차에 4팀이 몰려 있는 상황에서 꼴찌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겠지만 사령탑과 프런트가 느끼는 압박감은 대단하다. 지난 5월까지 한화가 보여준 '압도적인' 최악 성적을 기억하기에 한화와 '대등한' 순위는 더욱 충격이다. 시즌 초반만 해도 한화는 사상 초유의 100패팀 가능성마저 제기됐다. 이제 같은 선상에서 도토리 키재기를 해야할 판이다. 순위보다는 팀승률을 보면 심각성이 명확하다. 삼성은 0.426, KIA 0.422, 한화와 kt 0.406. 사상 최초로 7개팀이 5할승률 밑이지만 이들 4팀 관계자들은 좌불안석이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