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킬러' 주 권, kt '승리 요정'으로 우뚝

기사입력 2016-06-23 22:16


2016 프로야구 kt와 두산의 경기가 23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kt 선발투수 주권이 힘차게 볼을 던지고 있다.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6.06.23.

kt 위즈 주 권이 선발 등판할 때마다 '잠실 곰'을 핀치로 몰아넣고 있다. 모든 투수가 두산전에 어려움을 겪지만 스물 한 살의 어린 오른손 투수는 그렇지 않다. "점점 성장하고 있다. 나이에 비해 우직하다"는 조범현 kt 감독의 말대로 급격히 흔들리지 않는다. 이쯤되면 '두산 킬러'로 불러도 될 듯 하다.

주 권은 23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 5⅔이닝 9안타 3실점하고 팀의 9대3 승리를 이끌었다. 17개의 아웃카운트를 잡는 동안 다소 많은 안타를 허용했지만 볼넷은 1개만 허용하며 실점을 최소화했다. 다만 6회 들어 구위가 떨어지면서 퀄리티스타트에는 실패했다. 6회 2사 1,3루에서 심재민에게 바통을 넘겼다.

1회는 불안하게 출발했지만 큰 산을 넘었다. 선두 타자 박건우에게 중전 안타, 1사 후 민병헌에게 좌전 안타를 허용한 뒤 4번 김재환을 1루수 방면 병살타로 처리했다. 잘 맞은 타구였으나 야수 정면으로 날아가는 행운도 따랐다. 2회는 깔끔했다. 에반스를 유격수 땅볼, 양의지 삼진, 허경민을 2루수 땅볼로 처리했다.

그러나 4-0으로 앞선 3회 실점했다. 선두 타자 박세혁에게 우전 안타를 허용한 뒤 1사 1루에서 박건우에게 우월 2루타를 얻어 맞았다. 4회에도 민병헌에게 좌전 안타, 김재환에게 1타점 짜리 우월 2루타를 허용하고 계속된 2사 3루에서 허경민에게 우전 안타를 맞았다.

그래도 두산의 강타선을 맞아 잘 버텼다. 컨디션이 썩 좋아보이지는 않았으나 최고 시속 144㎞의 직구(47개). 체인지업(14개) 슬라이더(12개) 커브(4개) 투심 패스트볼(2개)를 섞어 던지며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kt의 5대3 승리. kt는 최근 4연패, 잠실 5연패, 원정 3연패에서 모두 탈출했다.

이날 승리로 kt는 또 주 권이 선발 등판한 날 6연승을 달리는 기분 좋은 기록도 이어갔다. 5월8일 수원 한화전 7대4 승리, 5월15일 창원 NC전 2대2 무승부, 5월21일 대전 한화전 8대8 무승부, 5월27일 수원 넥센전 8대0 승리, 2일 부산 롯데전 2대1 승리, 8일 수원 두산전 5대4 승리, 16일 수원 한화전에서 7대4로 승리한 바 있다. 이 기간 주 권은 3차례 승리 투수가 됐고, 이날도 승리를 챙기며 확실한 '승리 요정'으로 자리매김한 모양새다. 그는 노디시전으로 경기를 마친 날에도 비교적 호투했고, 갑작스러운 조기 강판됐을 때는 야수들과 불펜이 힘을 내며 패하지 않았다.

무엇보다 두산을 상대로 아주 잘 던진다. 3경기에서 벌써 2승이다. 그는 4월20일 4⅓이닝 6안타 4실점하며 승패없이 물러났고 지난 8일에는 6이닝 4안타 2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그런데 첫 맞대결 때도 4회까지 잘 던지다 4-1로 앞선 5회 민병헌에게 3점 홈런을 허용한 점으로 볼 때 kt 선발 중 두산전에서 믿고 기용하는 유일한 투수다. .

잠실=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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