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위삼성 후반기반격 현실적으로 가능한가

기사입력 2016-07-10 01:31


◇9일 대전 한화전에서 8회초 2사에서 발디리스가 동점 솔로홈런을 쳤다. 홈을 밟은 후 대기타석에 서 있던 최재원의 환영을 받고 있다. 사진 제공=삼성 라이온즈

삼성은 9일 현재 8위다. 최하위 kt와는 불과 반게임 차다. 명가의 자존심이 더 구겨질 가능성도 있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이번 주말 대전 한화전을 치르면서 "머리가 아프다"고 했다. 시즌을 앞두고 예상했던 모든 그림들이 일그러졌다. 어느 정도면 대안 마련에 고심하겠지만 동시다발로 터져나가는 문제는 팀컬러를 바꿀만큼 심각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후반기에는 선수드리 돌아온다. 나아질 수 있다"며 희망의 끊을 놓지 않았다. 타선에 생기를 불어넣었던 구자욱과 감이 좋았던 조동찬, 외국인 투수 레온과 웹스터, 그리고 장원삼도 최근 일본에서 치료를 마치고 귀국, 부지런히 컨디션을 가다듬고 있다. 이들이 합류하면 바닥까지 떨어진 삼성의 경기력이 180도 달라질 수 있을까. 갈길이 멀지만 불가능하지도 않다.


◇류중일 삼성 감독. 사진 제공=삼성 라이온즈
삼성은 9일 한화전에서 지옥과 천당을 동시에 봤다. 경기전 선발 정인욱에 대해 류 감독은 "롤러코스터를 탄다"고 했다. 좋을 때와 좋지 않을 때의 컨디션 차이가 너무 크다는 얘기였다. 이날 정인욱은 마운드에 올라 1회말 1번부터 4번까지 4타자 연속 볼넷을 내줬다. 18구를 던졌는데 스트라이크는 2개에 불과했다. 불행중 다행으로 포수 이지영이 1회에만 2개의 도루를 저지해 대량실점을 하지 않았다. 류 감독은 지체없이 정인욱을 교체했다. 다소 흔들려도 1회에 선발을 내리는 경우는 거의 없던 류 감독이었다. 상황보다 스트라이크를 던지지 못하는 실망스런 내용을 용납할 수 없었다. 하지만 삼성은 8회초 1-4로 뒤진 상황에서 한화 마무리 정우람을 상대로 최형우가 2점 추격포, 발디리스가 솔로 동점포를 쏘아올렸다. 12회 연장 무승부는 결과만 놓고보면 삼성보다는 한화가 더 아쉬웠을 한판이다.

이날 경기는 삼성이 처한 복잡한 상황이 모두 녹아있는 경기였다. 선발은 허약하고, 불펜은 피로도가 누적돼 있다. 타선은 응집력이 부족해 연속안타를 만들어내지 못한다. 하지만 최형우 외에 발디리스의 영양가있는 방망이 솜씨를 확인했다. 발디리스는 발목 부상에서 복귀한 뒤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복귀후 5경기에서 타율 0.579(19타수 11안타)에 2홈런 5타점을 기록중이다. 후반기에도 요즘처럼 활약해 준다면 전반기 부진을 충분히 씻을 수 있다.

김기태와 정인욱이 비상상황에서 잘 던져주고 있지만 외국인 투수들이 복귀후 좋은 컨디션을 보여주고 장원삼이 기력을 되찾는다면 마운드 운용은 완전히 달라진다. 김기태와 정인욱을 롱릴리프나 대체선발로 활용하면 불펜 과부하를 상당부분 덜수 있다. 안지만 심창민의 어깨도 가벼워진다. 비로소 제대로된 마운드 사이클로 접어든다.

구자욱과 조동찬만 돌아와도 타선은 확 달라진다. 이제 발디리스까지 가세, 무게감이 다르다. 최형우 이승엽만 버티던 타선에 '득점, 타점' 라인이 만들어진다.

중위권 혼전으로 가을야구 향방은 아무도 모른다. 몇경기 선전하면 순위는 수직상승이다. 삼성이 여름에 강하다는 얘기는 최근 쏙 들어갔지만 그래도 삼성은 늘 여름에 잘했다. 그 DNA가 흔적 정도는 남아있을 것이다. 핵심 키는 곧 돌아올 외국인 투수 둘의 활약 정도다. 구자욱은 아프지만 않으면 늘 제몫을 해낸다. 외국인투수들이 정신을 바짝 차리는 일이 가장 시급하다. 대전=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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