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빅리거 전반기 총결산, 한국산 특A급은 통한다

기사입력 2016-07-11 12:33


ⓒAFPBBNews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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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안 메이저리거들의 2016시즌 전반기 도전이 11일(이하 한국시각)로 끝났다. MLB리그는 12일부터 4일간 올스타 휴식을 가진 후 16일 후반기를 시작한다.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많은 한국인 출신 빅리거들이 경쟁을 펼쳤다. 한 시즌의 절반을 마친 현재 시점에서 각자의 성적과 처한 상황은 조금씩 차이가 있다. 그러나 다수의 전문가들이 "코리안 메이저리거가 아직 익숙하지 않은 새로운 무대에서 치열하게 싸웠고 팀의 일원으로 녹아들 수 있다는 걸 확인했다"고 평가했다.

KBO리그 특A급은 빅리그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다

오승환(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경우 큰 부침없이 팀의 주축 선수로 연착륙했다는 평가가 쏟아졌다. 그는 셋업맨으로 시즌을 시작해 최근엔 흔들린 트레버 로젠탈로부터 '클로저' 보직을 넘겨받았다. 오승환은 팀내 불펜 투수중 가장 믿을만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이번 시즌 45경기에 등판, 45⅓이닝을 책임지면서 2승2세이브14홀드, 평균자책점 1.59를 기록했다. 블론세이브는 1번 있었다. 평균 구속 150㎞에 육박하는 회전수가 많은 직구와 변화구(슬라이더, 스플리터)로 59개의 삼진을 잡아냈고, 볼넷은 13개 내줬다. WHIP(이닝당 출루 허용)가 0.86으로 매우 낮다. 미국 언론들은 '한국과 일본 무대를 평정한 오승환이 올해 MLB 신인상 후보 중 한명으로 전혀 손색이 없다'고 치켜세우고 있다.

오승환 처럼 일본에서 최고의 자리에 올랐던 이대호(시애틀 매리너스)는 밑바닥부터 치고 올라가는 도전의 진수를 보여주었다. 그는 스플릿계약(마이너리그)이라는 핸디캡을 극복한 후 치열한 경쟁을 살아남아 개막전 로스터에 들어갔다. 그 다음엔 아담 린드(좌타자)와의 플래툰 경쟁에서도 밀리지 않았다. 아직 이대호가 붙박이 주전 1루수라고 볼 수는 없다. 그러나 이대호는 불리한 조건에서도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를 긍정적으로 돌려놓았다. 64경기에 출전, 12홈런 37타점, 타율 2할8푼8리, 출루율 3할3푼, 장타율 5할1푼4리를 기록했다. 시애틀 구단이 이대호와 계약하면서 보장한 금액은 100만달러(약 11.5억원, 성적 인센티브 300만달러)였다. 이대호의 전반기 활약상을 감안할 때 이미 시애틀 구단은 투자금을 뽑고도 남았다고 볼 수 있다.

김현수(볼티모어 오리올스)는 출발은 암울했지만 전반기를 마칠 때는 그 누구 보다 환하게 웃었다. 3월 시범경기에서 좌익수 경쟁자 조이 리카드에게 밀렸다. 구단으로부터 마이너행을 권유받은 김현수는 마이너행 거부권을 행사했다. 시즌 개막을 벤치워머로 출발, 리카드가 시즌 초반 맹활약하는 걸 지켜봐야만 했다. 첫 두달 동안 결장을 밥먹듯 했던 김현수는 5월말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리카드의 타격감이 주춤하자 벅 쇼월터 감독(볼티모어)은 김현수에게 타석에 들어갈 기회를 주었다. 김현수는 그때부터 사실상 시즌을 시작한 셈이다. 타석에서 놀라운 집중력을 보여주었다. 46경기에 출전, 3홈런 11타점, 타율 3할2푼9리, 출루율 4할1푼, 장타율 4할5푼4리를 기록했다. 현재 볼티모어 주전 좌익수는 김현수라고 볼 수 있다. 높은 출루율에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부상과 위험 요소들

이런 루키들에 앞서 빅리그를 경험했던 선배 메이저리거들은 부상 위험 요소 때문에 애먹었다. MLB에서 잔뼈가 굵은 추신수(텍사스 레인저스)의 경우 4월과 5월 두 차례 종아리와 햄스트링(허벅지 뒷근육) 부상으로 DL에 올랐다가 재활과 마이너리그를 거쳐 올라왔다. 공백이 길어 전반기 31경기 출전에 그쳤지만 7홈런 17타점, 타율 2할7푼4리, 출루율 3할8푼4리, 장타율 4할9푼6리로 녹슬지 않은 기량을 발휘했다. 11일 미네소타전에서 1안타 3볼넷을 기록하면서 MLB 개인 통산 600볼넷을 넘어섰다. '건강한' 추신수는 팀에 분명히 도움이 된다는 걸 다시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 9월 종아리와 무릎을 다쳤던 강정호(피츠버그 파이어리츠)는 5월 7일 복귀전 이후 6월까지 두달 동안 11홈런을 몰아쳤다. 그러나 강정호는 최근 불거진 성폭행 혐의 사건으로 큰 충격을 던졌다. 피츠버그 구단에서 평소 처럼 강정호를 경기에 투입하고 있지만 7월 홈런이 안 나오는 걸 봐서는 심적 충격이 컸다.

LG 다저스 선발 투수 류현진은 어깨 수술 이후 경우 긴 공백을 깨고 8일 샌디에이고와의 복귀전에 등판했다. 5회(4⅔이닝)를 버티지 못하고 6실점, 패전투수가 됐다. 투구수가 늘어나며 구속이 떨어진 부분을 놓고 부정적인 시각이 제기됐다. 한화 이글스에서 류현진을 지도했던 김인식 KBO 기술위원장은 "류현진은 어깨가 다시 안 아프면 괜찮다. 안 아파야 변화구 제구가 될 것이고 구속도 올라갈 수 있다. 그럼 성적은 난다"고 말했다.

후반기 기대 요소들

부상 위험 요소는 전반기 말미에 이대호와 김현수에게까지 영향을 주었다. 최근 이대호는 오른손 타박상으로 맘껏 스윙을 하지 못하고 있다. 11일 캔자시스티 로열스전을 결장했다.

김현수의 경우는 11일 LA에인절스전 첫 타석에서 내야 땅볼 이후 전력질주 도중 오른쪽 햄스트링을 다쳤다. 부상 정도는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다.

박병호의 경우는 시범경기에서 3홈런으로 가장 큰 주목을 받았다가 이달초 마이너행 통보를 받았다. 박병호는 빅리그 62경기에서 12홈런으로 파워는 검증을 받았다. 박병호는 구속 150㎞ 이상의 빠른 공에 반응 속도가 늦었다. 떨어진 자신감을 회복하는 것도 숙제다. 박병호는 KBO리그에서도 바닥을 치고 올라와 정상에 우뚝 선 대표 슬러거였다. 박병호는 구단이 다시 콜업해줄 때 그 기회를 놓치지 말고 잡아야 한다.

후반기는 전반기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치열한 팀 순위 싸움이 펼쳐진다. 포스트시즌에 나갈 주인공이 가려진다. 따라서 코리안 메이저리거들은 개인 성적 이상으로 팀 성적에 따라 '가을야구'를 새롭게 경험할 수 있게 된다. 전반기 상황만 놓고 보면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1위 볼티모어(김현수) 서부지구 1위 텍사스(추신수)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2위 LA 다저스(류현진)는 가을야구를 기대할 확률이 높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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