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타이틀을 달았다면, 도덕적 책임감 가져라

기사입력 2016-07-12 22:08


10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KBO리그 SK 와이번스와 kt 위즈의 경기가 열렸다. kt가 SK를 상대로 7대6 승리했다. 경기 종료 후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는 kt 선수들.
인천=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6.07.10

대낮, 길가에 차를 세워놓고 지나가는 여대생을 보며 차 안에서 바지를 벗어 음란 행위를 했다.

현실에서 이런 일이 일어날 거라고 생각하기 쉽지 않다. 음란물에서나 볼 수 있는 시나리오다. 그런데 이 행위를 우리가 아는 프로야구 스타 선수가 했다고 생각해보자. 상상만으로도 끔찍하다.

kt 위즈에 또 악재가 터졌다. 베테랑 A 선수가 불미스러운 사건에 휘말렸다. 그는 현재 1군에 등록이 돼있고, 이름만 들으면 알 만한 유명 선수다. 이 선수가 믿기 힘든 행위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지난달 2군 훈련지가 있는 전북 익산에서 길을 가는 여대생을 보며 차 안에서 음란 행위를 벌이다 신고를 당했다. 공연음란죄로 인해 이 사건은 검찰로 넘어갔고, 곧 처벌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이 사실이 뒤늦게 세상에 알려졌다. 유사 사례 등을 비춰봤을 때 벌금형에 처해질 가능성이 높다.

범죄의 수위를 떠나, 팀 분위기를 망가뜨릴 수 있는 최악의 스캔들을 만들어내고 말았다. kt 입장에서는 어떤 식으로든 내부 징계를 내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징계를 떠나, 사람인 이상 정상적인 심리 상태로 경기를 소화하기 힘들 수밖에 없다. 당장 선수 본인이 경기에 제대로 뛸 수 없게 되면 팀 전력 차원에서도 큰 손해다.

이 사건이 kt에서 터졌기에 더욱 골치가 아프다. kt는 장성우 스캔들로 큰 홍역을 앓았다. 장성우가 전 여자친구와 주고 받은 SNS 메시지가 세상에 알려지며 많은 이들을 상처받게 했다. 특히, 롯데 자이언츠 치어리더 박기량씨가 장성우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해 지난 7일까지 재판이 이어졌다. 장성우가 50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소화하고, 재판까지 끝마쳐 조심스럽게 복귀 준비를 하고 있는 가운데 또 불미스러운 일이 터져 팀 분위기가 가라앉게 됐다. kt 구단 이미지에도 치명타다.

이 문제는 kt 구단에 한정될 게 아니다. 최근 갖가지 성 스캔들로 사회가 시끄럽다. 스타 연예인 박유천이 성폭행 혐의에 휘말렸었고,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는 강정호(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역시 현지에서 성폭햄 혐의로 신고를 당해 조사를 받고 있다. 유죄 여부를 떠나, 이런 일에 연루됐다는 자체가 부적절하다. 대중의 사랑을 받는 스타들이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인다면, 사회에 미치는 파장은 더욱 커진다.

프로야구, 스포츠의 인기는 시간이 흐를수록 치솟고 있다. 선수들의 일거수일투족, 팬들의 관심이 대단하다. 최근에는 인터넷과 휴대폰 기술 등이 발달하며 비밀이 없는 세상이 됐다. 어린이팬들이 A 선수 사건의 전말을 알게 되면 받게 되는 충격과 악영향을 생각해보면, 그 생각만으로도 끔찍하다.

인기인으로서 뿌리치기 힘든 수많은 유혹에 시달리겠지만, 이를 이겨내야 하는 게 프로로서의 숙명이다. 프로 선수들이 공인으로서의 책임감을 갖고 품위를 지켜야 한다. 도덕적으로 올바른 모습을 대중들에게 보여줘야 하는 게 그들의 의무다. 이런 불행한 일이 다시 발생해서는 안된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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