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그대로 '한 끗 차이'였다. 세이프를 줘도 이상할 게 없었던 대접전. 그러나 중계영상을 통한 합의판정 결과는 아웃이었다. 심판진의 판정은 존중돼야 하지만, 한화 이글스 입장에서는 그럼에도 아쉬울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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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초 한화 타선이 타졌다. 선두타자 정근우와 2번 이용규의 연속안타로 무사 1, 2루. 이후 송광민이 삼진, 김태균이 유격수 뜬공으로 물러나며 선취점 기회가 무산될 위기가 찾아왔다. 그러나 김경언이 해결사로 나섰다. LG 선발 소사를 상대로 볼카운트 1B2S에서 5구째를 받아쳤다. 타구는 중견수 앞쪽으로 약간 짧게 날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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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아리 부상으로 고생했던 34세의 김경언에게 2루를 지난 이후의 거리는 마치 가파른 오르막길처럼 느껴졌을 것이다. 그래도 김경언은 멈추지 않았다. 이윽고 3루를 돌았다. 홈으로 공이 중계되고 있었지만, 그래도 달렸다. 이미 홈에 들어온 정근우는 열심히 송구 방향을 알려주며 슬라이딩 신호를 보냈다.
슬라이딩 그리고 태그. 이어진 이민호 주심의 콜, "아웃!". 숨이 차도록 달려온 김경언보다 옆에서 지켜본 정근우가 외려 더 아쉬워했다. 즉각 합의판정 신호를 덕아웃으로 보냈다. 잠시 후, 접전 상황의 중계 영상이 화면에 반복됐다. 애매했다. 김경언의 발끗이 포수의 태그보다 먼저 홈플레이트에 닿은 것처럼 보였지만, 영상의 각도가 좋지 않아 확신할 순 없었다. 결국 심판진은 원래의 판정을 인정하는 쪽으로 결론을 내릴 수 밖에 없었다. 숨을 헐떡이며 덕아웃에 들어온 김경언의 얼굴엔 그 어느 때보다 진한 아쉬움이 배어나왔다. 끝내 좁힐 수 없던 '한 끗 차이'다.
잠실=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