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민과 맥스웰, 롯데에 없던 새 바람이 분다

기사입력 2016-07-21 09:52


롯데 나경민이 20일 KIA전에서 안타를 터뜨리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후반기 들어 롯데 자이언츠에 새로운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그동안 롯데라는 팀에서 찾아보기 힘들었던 근성과 집중력, 그리고 승리에 대한 열망 등이 폭넓게 자리잡을 조짐이다. 새로운 선수가 팀 분위기를 바꾼다는 '좋은 예'가 롯데에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롯데는 20일 부산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9대6으로 역전승을 거뒀다. 승리의 주역은 2번 나경민과 3번 맥스웰이었다.

나경민은 5타수 3안타 2득점을 올렸고, 맥스웰은 4타수 2안타 2타점을 터뜨렸다. 나경민은 0-4로 뒤진 1회말 1사후 좌중간 2루타로 추격의 포문을 열었고, 5회 중전안타에 이어 8회에는 1사후 3루쪽으로 기습번트 안타를 치고 나가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나경민은 올시즌 처음으로 1군에 데뷔한 신인이다. 지난 9일 LG 트윈스와의 홈경기에서 데뷔전을 치른 나경민은 덕수고를 졸업하고 한때 메이저리그에 도전장을 내밀기도 했던 유망주 출신이다. 2009년 72만5000달러의 계약금을 받고 시카고 컵스와 계약했다. 2012년 1월 트레이드를 통해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로 이적했지만, 메이저리그에는 오르지 못했다. 2012년 트리플A에서 3경기에 뛴 경력이 있고, 마이너리그 3시즌 통산 2할2푼6리의 타율과 40타점을 기록했다.

신인 드래프트를 통해 올해 롯데에 입단한 나경민은 왼쪽 어깨 부상으로 2군서도 실전에 나서지 못하다 이달초 일본 프로야구 소프트뱅크 호크스와의 교류전에 출전하며 실전 감각을 키웠다. 워낙 성실한데다 다부진 플레이가 인상적이고, 공수주에 걸쳐 자질을 갖췄다는 평가를 들으며 2군 검증을 거치지 않고 바로 1군 데뷔전을 가졌다.

지금 롯데는 주전 좌익수 김문호가 극심한 슬럼프에 빠져 있다. 6월초까지 타율 4할대를 유지하던 김문호는 한 달 넘게 부진을 벗어던지지 못하고 있다. 타율이 3할3푼7리까지 떨어졌다. 체력적으로 지쳐있다는 것이 롯데 코칭스태프의 진단이다. 이 때문에 이날 롯데는 2번 좌익수에 나경민을 기용했다. 조원우 감독은 "김문호와 손아섭이 지치면 나경민이 나가야 한다. 기회가 계속 주어질 것"이라고 칭찬했다.

맥스웰은 짐 아두치의 대체 선수다. 후반기 첫 날인 19일 KIA전서 KBO리그 데뷔했다. 4타수 1안타를 치며 무난한 타격을 선보였다. 키 1m94의 큰 키에도 베이스러닝과 외야수비에 활기가 넘친다. 맥스웰은 이날 0-4로 뒤진 1회말 1사 2루서 KIA 선발 헥터의 148㎞짜리 바깥쪽 직구를 가볍게 밀어쳐 우익수 오른쪽에 떨어지는 2루타를 날려 첫 타점을 올렸다. 두번째, 세번째 타석에서는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3-5로 뒤진 8회말 1사 1루서는 KIA 김광수의 133㎞짜리 슬라이더를 받아쳐 우중간 펜스를 맞히는 3루타를 터뜨리며 타점을 기록했다. 롯데는 맥스웰의 추격포를 시작으로 8회에만 6점을 뽑아내며 역전승을 일궜다.

맥스웰과 계약할 때 롯데는 "공수주를 모두 갖추 외야수"라고 소개했다. 조 감독은 "전형적인 거포는 아니지만 3번 타순에서 결정타를 날릴 수 있는 선수로 보고 있다"고 했다. 맥스웰은 이날 팀이 간절히 원하던 시점에서 적시타를 날렸다. 수비에서도 빠른 발을 이용한 폭넓은 폭을 자랑했으며, 베이스러닝 역시 적극적이었다. 경기 후 조 감독은 "맥스웰의 호수비와 적시타, 나경민의 활발한 플레이가 경기 흐름을 가져왔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나경민과 맥스웰의 공통점은 타석에서 침착하면서도 끈질기다는 것, 발이 빠르고 수비에서 넓은 폭을 자랑한다는 것이다. 롯데 야구가 살려면 타선의 집중력 뿐만 아니라 수비와 기동력에서도 완벽함을 갖춰야 한다. 나경민과 맥스웰이 시기 적절하게 등장한 것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롯데 새 외국인 타자 맥스웰이 20일 KIA전에서 1회말 우측 2루타를 날리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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